일본 자민당 간사장에 임명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장관의 후임으로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측근인 하야시 요시마사(60) 전 문부과학장관이 부상하고 있다고 교토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주요 매체가 2일 보도했다. 하야시 전 장관은 기시다 총리가 수장인 고치카이(宏池會) 파벌 소속이다.
지난 2012년 9월 아베 신조 전 총리 등과 함께 자민당 총재 선거에도 출마했던 하야시 전 문부장관은 참의원 5선으로 중의원 전환을 모색해 오다, 지난 10월 31일 실시된 중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기시다 총리의 자민당 총재 당선 후 자민당이 기시다파의 하야시를 야마구치3구에 공천하자 이 지역에서 오랜 기간 중의원을 해 온 가와무라 다케오(78) 전 관방장관은 정계를 은퇴했다. 야마구치3구는 인구 감소로 다음 번엔 아베 전 총리의 지역구인 야마구치4구와 통합될 예정이다.
하야시는 나카소네 내각에서 후생장관을 지낸 하야시 요시로의 장남으로, 도쿄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의 지역구인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도쿄대 법학부를 나와 회사원 생활을 거쳐 1995년 참의원 선거에서 첫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2008년 후쿠다 내각에서 방위장관, 2009년 아소 내각에서 경제재생정책장관을 맡았고, 2012년 2월 시작된 제2차 아베 내각에선 농림수산장관과 문부과학장관을 지냈다.
그는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는 고치카이의 전통에 충실한 편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일중우호의원연맹 회장을 맡고 있다. 오래전부터 한일 관계 증진을 주제로 한 양국 국회의원 세미나나 심포지엄 등에 참여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가 장관이던 2018년 3월 문부과학성은 독도가 일본 고유영토라고 가르치도록 하는 고교학습 지도요령을 확정·고시한 바 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이번 총선 지역구에서 낙선하고 비례대표로 당선한 뒤 사의를 표명한 아마리 아키라 간사장의 후임으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장관을 임명하기로 했다. 기시다 총리는 1일 모테기 장관을 만나 당 간사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모테기 장관은 이를 수용했다.
아소 다로 부총재는 총선에서 자민당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만큼 선거를 지휘해 온 아마리 간사장을 유임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시다 총리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야권에 지속적인 공격의 빌미가 될 것을 우려해 교체를 결정했다. 산케이신문은 기시다 총리가 모테기 장관을 후임으로 정한 이유로 그가 “아베 전 총리, 아소 부총재, 아마리 간사장 등 ‘3A’와 관계가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