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일본 수출규제 '경제백신' 됐다… MSCI 선진지수 편입 재추진"

입력
2021.11.0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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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서 열린 '한국경제 설명회'서 밝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년 1개월 만에 대면으로 열린 한국 경제 설명회에서 “위기 극복을 통해 축적한 특유의 회복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경제회복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신했다. 홍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선진국 편입을 다시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홍 부총리는 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코린시아 호텔에서 △홍콩상하이은행(HSBC) △JP모건 △슈로더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 자산운용사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경제 : 팬데믹 극복의 K드라마’를 주제로 설명회를 열었다. 한국 경제에 대한 부총리의 대면 설명회는 2019년 10월 뉴욕에서 열린 설명회 이후 처음이다.

홍 부총리는 우선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관련한 투자자들의 질의에 “한국은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가 ‘경제백신’이 됐고, 이를 계기로 소재·부품·장비 산업 등 핵심 품목에 대해 공급 대응 역량과 체계가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신설해 공급망 문제에 전략적, 입체적으로 대응하고, △원자재 수급관리 △물류 차질 △기업의 공급망 애로 등 현장 어려움 해소에도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관심에는 “한국경제의 위상과 해외투자자들의 인식을 고려할 때 당위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설명회를 계기로 선진국지수 편입을 본격적으로 재추진하고, MSCI 측과도 적극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세계적인 펀드의 투자 기준이 되는 MSCI 지수에서 ‘신흥국’이 아닌 ‘선진국’으로 분류되면 그만큼 외국인들의 한국 투자가 확대될 수 있다.

재정과 관련해서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7.9%로 주요국 대비 양호한 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완전한 경제 회복을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지만, 재정준칙을 마련하는 등 중장기 지속가능성 제고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설명회 종료 후 페이스북에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오징어 게임’을 소개하며 발표를 시작했는데, 투자회사 고위 인사들도 이 작품을 인상 깊게 봤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며 “K드라마가 세계 속에 우뚝 선 것은 지난 수십 년간 축적해 온 ‘K소프트 파워’의 결실”이라고 적었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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