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나빠져 10%만 땅값이 예상보다 떨어져도 민간 사업자들은 수익이 마이너스가 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달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대장동 개발로 인한 막대한 이익이 화천대유라는 민간 사업자에게 집중된 것에 대한 야당의 지적을 반박하면서다. 당시 부동산 경기 등을 고려하면 개발 수익은 사업 리스크를 감수한 대가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2015년 6월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계획 보고서에는 대장동 사업의 리스크 대신 '사업성 양호'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명시돼 있었다. 대장동 사업에 따른 이익이 민간 사업자에게 집중되도록 설계한 이유로 사업 리스크를 강조했던 이 후보의 설명과 배치되는 내용이었다.
1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이 성남시로부터 제출받은 '성남 대장동·제1공단 결합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성남시는 "사업타당성 검토 결과 경상이익(총사업비에서 총수입을 뺀 금액) 1,822억여 원, 비용편익비율(B/C) 1.1116, 내부수익률(IRR) 14.57%로 분석돼 사업성이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해당 보고서는 성남시가 업체 2곳을 통해 5억 4,900여만 원을 들여 2013년 5월부터 2015년 2월까지 진행한 '사업 타당성 검토 및 구역지정 용역' 결과를 토대로 작성됐다.
성남시 보고서는 이후 진행된 성남도시개발공사(성남도공)의 용역보고서보다 개발 이익을 높게 전망했다. 2015년 1월 한국경제조사연구원을 통해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 성남도공의 조사용역에선 대장동 사업의 내부수익률(IRR)을 6.66%, 비용편익비율(B/C)을 1.03로 분석했다. 그러나 개발 이익을 높게 측정한 성남시 보고서는 성남도공 보고서가 진행되자 중단됐고, 국민의힘은 성남도공이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낮게 측정된 용역 보고서를 채택한 게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성남시 보고서는 대장동 사업부지에 대해서도 "판교 및 분당지역과 인접하여 수도권 평균 이상의 토지가격 형성이 가능하다"며 개발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높게 평가했다. 보고서는 "2013년 3분기 기준, 판교신도시에 속하는 백현동, 삼평동, 판교동의 매매가가 3.3㎡당 2,000만 원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다"며 대장동 인근 3개 동의 아파트 단지별 3.3㎡당 매매가를 1,670여만 원에서 2,550여만 원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실제 2018년 12월 분양된 판교대장지구 아파트 단지의 분양가는 3.3㎡당 2,000만 원대를 기록했다. 당시 성남시 보고서를 통해선 대장동 개발은 '높은 사업성'이 예상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