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 주식을 3조 원 가까이 내다판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10만전자’를 바라봤던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도 폭탄 공세에 6만 원대로 주저앉았고, 삼성전자 하락에 코스피 역시 3,000선이 재차 붕괴됐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3조8,000억 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9월 외국인은 1조 원을 순매수하며 5개월 만에 국내 증시에 복귀 신호탄을 쐈지만, 불과 한 달 만에 '매도 폭탄'을 던진 것이다. 미국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과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등 긴축 공포에 더해 환율이 장중 1,200원까지 치솟으면서 외국인의 매도를 부추겼다.
외국인 매도 직격탄을 맞은 종목은 ‘시총 1위’ 삼성전자였다. 외국인들은 지난달에만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2조9,00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들이 2조4,000억 원을 사들이며 매도 물량을 받아냈지만, 결국 삼성전자는 지난달 13일 연중 최저치인 6만8,800원까지 내려앉았다. 종가 기준 ‘칠만전자’가 붕괴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10개월 만이다. 사흘 만에 ‘칠만전자’를 회복했지만, 10월 마지막 거래일인 29일 또다시 6만 원대로 떨어지는 등 고전하는 모양새다.
코스피는 역시 7개월 만에 ‘3,000선’을 두 번이나 내줬다. 코스피는 지난달 5일 2,962.17로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3월 10일(2,958.1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음 날엔 장중 2,901.51까지 떨어지면서 ‘2,900선’마저 위태로운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후 보름 만에 3,000선으로 복귀했지만, 29일 결국 또다시 3,000선이 무너졌다.
반면 외국인의 선택을 받은 종목들은 크게 상승했다. 지난달 외국인의 순매수 1위 종목은 LG화학으로, 총 5,500억 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주가는 77만 원에서 83만6,000원으로 8.5%나 급등했다. 지난달 코스피가 3.2%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순매수 2위인 KB금융(2,000억 원) 역시 2.3% 상승했고, 3위 기아(2,000억 원)도 8.6%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