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배구선수에게 폭행을 당하고 불법으로 동영상을 촬영당했다는 고소장을 받아 수사에 나선 경찰이 해당 선수의 불법 촬영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디지털포렌식 결과 비밀번호 확인이 안된데다 핸드폰이 발견된 장소가 동영상을 촬영할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정 선수의 폭행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나 보완 요청이 내려와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 수원남부경찰서는 전 여자 친구 A씨를 폭행하고 불법 촬영한 혐의 등으로 입건된 프로배구 정지석(26) 선수에 대해 불법 촬영 혐의(카메라 등 이용촬영)에 대해서만 불송치 결정했다.
앞서 A씨는 그가 자신을 폭행하고, 정 선수 집 내부에 휴대폰 카메라를 몰래 켜 놨다며 인터넷에 폭로한 뒤 경찰에 고소했다. 해당 휴대폰은 정 선수의 집 거실 TV 뒤에 있던 것을 A씨가 발견, 정 선수와 다툼을 벌이다 가지고 나와 보관하고 있던 것이다. 정 선수는 해당 폰 외에 다른 휴대폰도 가지고 있다.
경찰은 정 선수로부터 비밀번호를 제출받아 해당 휴대폰에 불법 촬영물이 있는지 확인에 나섰지만 비밀번호가 달라 잠금을 풀지 못했다. 정 선수가 제공한 비밀번호 중에는 현재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다른 핸드폰의 비밀번호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경찰은 경찰청 디지털포렌식센터에 핸드폰 포렌식을 의뢰했지만 끝내 잠금을 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본청에서도 포렌식 불가 판정이 나왔고 핸드폰이 발견된 곳이 정 선수 집 거실 TV 뒤쪽인데 촬영할 만한 위치는 아니었다”며 “더욱이 정 선수가 제공한 핸드폰 비밀번호도 모두 달라 핸드폰 내에 불법 촬영물이 있는지 조차 확인할 수 없어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 선수가 자신의 집에서 A씨를 폭행한 혐의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 중이다.
정 선수는 제기된 혐의에 대해서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선수는 현재 프로배구 남자부 대한항공 간판 공격수로 2020-2021 V리그 정규리그에서 득점 6위, 공격 성공률 1위, 서브 2위에 오르며 팀의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또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MVP와 베스트 7 등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