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치닫는 국민의힘 경선, 이러고도 지지 바라나

입력
2021.11.01 04:30
27면


국민의힘의 대선 경선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혼탁 과열 양상이 위험 수위로 치닫고 있다. 선두를 다투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네거티브 공방과 감정 싸움이 선을 넘는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경선이 치러지면 결과에 대한 승복과 원팀 구성이 어려워져 대선 본선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양 캠프는 서로 상대 측이 공천권으로 당협위원장을 협박하고 있다며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모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재됐다가 삭제된 익명의 글이 빌미가 됐다.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아들’이라는 작성자는 윤 후보 측 인사들이 당협위원장에게 매일 독촉 전화를 걸어 ‘윤 후보 득표율이 많이 나와야 공천을 줄 수 있다’는 식으로 협박한다고 주장했다. 홍 후보 측이 이를 근거로 중진 의원들 이름까지 들먹이며 비판하자 윤 후보 측은 “사실 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오히려 홍 후보가 공천 협박의 구태정치를 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홍 후보가 편파 논란이 불거진 한 당협위원장에 대해 “지방선거 공천 추천권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양측은 또 상대를 향해 “오만하고 막말하는 독고다이”라거나 “의혹의 시한폭탄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후보” 등으로 거칠게 비방하며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1일부터 최종 후보 선출을 위한 투표에 들어간다. 1~2일 모바일 투표, 3~4일 전화 투표와 여론조사를 실시해 5일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윤 후보와 홍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어 남은 기간에 흑색 선전과 조직 동원 논란 등이 더 거세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정권 교체 여론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야당이 구태 정치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면 유권자들에게 무슨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 “품위 있고 절제된 모습이 국민과 당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주고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정홍원 당 선거관리위원장의 메시지를 되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