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보당국 "우한연구소 직원 입원만으론 코로나19 기원 단정 못 해"

입력
2021.10.30 15:55
2019년 11월 연구소 직원 호흡기 질환으로 입원
지난 5월 이 사실 알려지며 우한기원설 일었지만
정보기관 "입원만으로 코로나 감염이라 판별 못해"

미국 정보당국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직전 우한연구소 직원이 호흡기 증상으로 입원했단 사실만으론 이곳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원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29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 국가정보국(DNI)은 코로나19 기원 검토보고서 전문을 공개하고 우한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시작됐다고 결론내리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시로 작성됐다. 당시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우한연구소 직원이 팬데믹 직전 심각한 호흡기 질환을 앓았다”는 사실을 보도하자 우한유출설이 세계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에 바이든은 미국 내 정보기관에 90일 동안 바이러스의 기원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8월 초 공개된 보고서 요약본에선 자연발생설과 우한기원설을 놓고 정보기관들의 의견이 갈렸다. 자연발생설에 무게를 둔 쪽은 동물과의 우연한 접촉으로 인해 인간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주장했다. 반면 우한기원설에 힘을 실은 측은 2019년 11월 연구소 직원 3명이 코로나19와 비슷한 증상으로 입원 치료를 받았다는 보도를 문제삼았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전문은 입원 사실만으론 “팬데믹의 기원을 파악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설령 (입원이 사실로) 확인된다 해도, 병원 입원 자체만으로는 코로나19 감염인지 판별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코로나19의 유전적 특질이 이 바이러스가 연구소에서 만들어졌다는 근거가 된다는 가설도 기각했다. 코로나19 스파이크 단백질 내에 있는 '퓨린 분절 부위'가 유전공학의 산물이라는 주장이 있었지만, 자연적으로 발생한 바이러스에도 해당 부위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앞으로도 코로나19의 기원을 확인하긴 어렵다는 게 정보기관의 중론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AP통신에 “한두 편의 보고서가 더 있더라도 기원을 이해할 수 있게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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