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전후 발생하는 ‘남성 갱년기’, 남성 건강의 적

입력
2021.10.30 17:30
[전문의가 직접 쓰는 건강 칼럼] 이성원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갱년기라고 하면 여성의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 부족으로 발생하는 증상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남성도 나이가 들면서 남성호르몬 저하와 함께 갱년기 증상을 겪는다.

남성 갱년기는 중년 이후 남성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의 하나다. 40대 남성 사망률은 여성의 30배 이상이다. 평균 연령도 남성이 여성보다 7년가량 짧다.

그런데 남성 갱년기 증상은 서서히 조금씩 진행되므로 변화를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변화를 느껴도 증상 원인을 스트레스나 나이에 따른 당연한 변화로 여기기 마련이다.

하지만 남성 갱년기는 남성 노화를 촉진하고 신체 저항력을 떨어뜨리기에 중년 이후 남성 건강에 큰 적이다.

특히 남선 갱년기가 발생해 남성호르몬이 저하되면 호르몬이 정상인 남성보다 사망률이 88%나 늘어난다. 남성 갱년기의 심각성을 잘 일깨워준다.

남성 갱년기는 50대 전후부터 발생하는데 나이 들수록 발생 빈도가 늘어나 60세 이후 30%가량이 겪는다.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기억력이 저하되는 것이 주요 증상이고, 우울증 증상도 자주 나타난다. 근력이 저하되고 체지방이 늘어나며 뼈도 약해진다. 이 밖에 성기능 저하, 발기부전, 성욕 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

남성 갱년기 원인은 연령 증가에 따른 뇌ㆍ고환의 노화 현상으로 인한 남성호르몬 감소, 과도한 음주ㆍ흡연ㆍ스트레스 등 환경적 요인, 고혈압ㆍ당뇨병ㆍ간 질환 등의 신체적 요인 등이 있다.

남성 갱년기 치료는 부족한 남성호르몬을 보충하는 방법이 쓰인다.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남성호르몬 보충은 갱년기 환자의 경우 큰 부작용 없이 사용할 수 있지만, 갱년기가 없는 일반인이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남성 갱년기 환자에게 호르몬 보충 요법을 시행하면 근력이 향상되며, 체지방이 줄고 골다공증이 예방되는 등 전반적인 신체 기능이 개선된다. 또한 인지 기능이 향상되며 무기력, 피로감, 우울, 공포감 등 정신적 증상이 완화될 뿐만 아니라 성적 능력이 개선돼 성욕 및 성기능이 회복된다.

남성 갱년기를 예방하려면 사회생활을 하다가 생기는 스트레스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무기질이 많은 음식이나 저지방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적절한 운동과 성생활을 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과 자기 생활이나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자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특히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삼가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