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증상 없는 난소암, 3기에 70~80% 발견…고위험군은 매년 1회 검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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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3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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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가 쓰는 건강 칼럼] 이정원 삼성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난소암은 여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난소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일반적으로 난소암이란 난소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는 상피성 난소암이 90%를 차지한다. 이 밖에 생식세포암, 간질 종양 등이 있다.

진단 시 병기와 세포 분화도로 구분할 때 상피성 난소암 1기는 5년 생존율이 76%~93%인 반면, 3기는 23~41%에 불과하다. 안타깝게도 80% 이상이 3기 이상에서 발견된다. 이 때문에 암으로 사망한 여성의 47%가 난소암 때문이다(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난소암이 발생률에 비해 여성 생식기 암 가운데 사망률이 가장 높은 이유는 초기에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최근 한국에서도 서구화된 식습관 및 노령 인구 증가로 난소암 발병이 점점 늘고 있다.

하지만 위험 인자로 밝혀진 명확한 원인이 없어 예방법도 없는 상황이다. 다만 난소암은 여러 번 출산했거나,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거나, 모유 수유하면 30~60% 감소한다. 반면 출산한 적이 없거나 첫 출산이 35세 이상이라면 발병 위험이 늘어난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출산을 많이 하면 난소암 예방 효과가 나타난다고 한다.

BRCA1과 BRCA2라는 유전자 변이가 있거나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직장암(HNPCC)을 포함한 가족력이 있어도 상피성 난소암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유전성 난소암은 전체 상피성 난소암의 15% 정도를 차지한다.

유전적 가족력이 확인(BRCA 1 혹은 2의 배세포 변이)됐고 향후 출산 계획이 없다면 난소암 예방을 위하여 예방적 난소 절제술을 권고하며, 난소 절제술을 받지 않으면 연 2~3회 정기검진을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난소암의 증상은 하복부나 복부 팽만 혹은 불편감, 통증, 소화기 장애에 의한 증상같이 비특이적이고 불분명해 다른 질환으로 오인해 진단이 늦어질 때가 많다. 대부분 스스로 종괴를 촉진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

난소암은 불규칙하고 울퉁불퉁한 종괴로, 주위 조직에 유착 또는 고정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난소암은 복막 내 파종과 림프절 전이를 잘 일으키며 복수가 차거나 복부대동맥 주위와 골반 내 림프절이 붓고, 암이 점차 흉부와 목 림프절로 퍼지면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신체 검진을 통해 난소암이 의심되면 골반 진찰, CA-125 종양 표지자 검사, 질식 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 방출 단층 촬영(PET 촬영) 등으로 자궁 종양인지 난소 종양인지 여부, 종양 내부 구조, 암 전이 유무 등을 알아낸다.

이런 검사로 종양의 양성ㆍ악성 여부를 추정하지만 최종 진단은 개복 수술 또는 복강경 수술로 난소 종괴를 떼낸 뒤 조직 병리 검사를 한다. 하지만 수술 전 검사상 명백하게 난소 또는 골반 내에 국한된 경우, 특히 임신 및 출산이 완료되지 않은 가임기 여성에서는 복강경 수술이나 로봇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진행성 난소암은 1차 치료로 되도록 종양을 모두 수술로 절제하고 항암 화학 치료를 시행하지만 70~80%가 재발한다. 하지만 다행히 수술 후 항암 치료에 잘 듣는 암으로 대개 항암 치료는 3주 간격으로 6회 정도 시행한다.

수술과 항암 화학 요법을 끝낸 뒤에는 정기적 경과 관찰을 첫 2년간은 3개월, 이후 3년간은 6개월, 그 뒤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시행한다. 최근 난소암 치료로 기존 항암 화학 치료제 외에 표적 치료제(혈관 생성 억제제, PARP 억제제) 및 면역 관문 치료제가 개발돼 임상에 적용되면서 환자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없어 70~80%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3기 이상)에서 진단된다. 따라서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사를 받아야만 조기에 암을 발견할 수 있다. 즉 1년에 한 번 정도는 반드시 골반 초음파검사를 포함한 정기적인 부인암 검진을 받아야 한다.

특히 가족 중에 난소암ㆍ유방암ㆍ대장암ㆍ자궁내막암 환자가 있거나, 임신한 적이 없으면 난소암 고위험군이므로 관심을 갖고 정기적으로 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