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가사가 안 들리는 아이유 노래?

입력
2021.10.3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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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달라졌다?

가수 아이유가 지난 19일 발매한 신곡 '스트로베리 문(strwaberry moon)'의 인기가 열흘째 여전하다. '스트로베리 문'은 여전히 국내 주요 음원사이트 차트 상위권에 진입해 있고, 곡을 향한 리스너들의 관심도 높다. 역시 '냈다 하면 1위'를 꿰차는 아이유다운 행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아이유의 변화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스트로베리 문'이 공개된 이후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이야기들의 공통점은 바로 "가사가 들리지 않는다"라는 의견들이다.

일부 리스너들은 아이유가 최근 발매한 곡들 속에서 아이유의 발음이 불명확한 탓에 가사를 보지 않으면 그 뜻을 알기 어려울 정도라며 아이유의 창법과 발음 변화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냈다. 실제로 '팔레트' '라일락' '스트로베리 문' 등 최근 아이유가 발표한 곡들에서는 그가 추구하는 독특한 발음들이 돋보인다.

아이유가 데뷔 초 선보였던 카랑카랑하고 분명한 발음들과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지만, 이를 '아이유의 불편한 변화'로 여겨야 할지는 조금 더 생각해 볼 부분이다.

사실 아이유의 발음과 관련한 이슈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년 전 그가 '스물 셋'을 발표했을 당시에도 아이유의 발음이 뭉개져 가사 전달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고, 이후에도 종종 그가 발표하는 곡에 대해 '발음을 알아듣기 어렵다'라는 지적은 이어져왔다.

하지만 이러한 창법이 모든 곡에 동일하게 적용됐던 것은 아니다. 그 사이 아이유는 '밤편지' '가을 아침' '이름에게' 등 서정적인 가사와 또렷한 발음으로 사랑을 받았던 곡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는 곧 각 곡들의 분위기를 극대화 하기 위한 요소로 뭉개지는 발음이나 치찰음 섞인 발성법 등을 더한 아이유의 '선택'이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아이유는 최근 자신이 출연한 한 음악 예능에서 '가수 아이유의 영업 비밀'로 독특한 자신만의 발음법을 꼽기도 했다.

모든 가수는 시간과 함께 성장한다. 아이유의 변화 역시 '아티스트 아이유'의 성장 궤도 위에 있는 자연스러운 흐름 중 하나일테다. 그가 다양한 음악적 장치들로 전하고 싶었던 노래 속 메시지를 조금 더 들여다본다면, 아이유의 발음은 더 이상 '불편함'이 아닌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올 것이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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