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군 "백신 안 맞으면 강제전역" 최후통첩... 전력 약화 우려 목소리도

입력
2021.10.29 21:00
공군 1만2000명 미접종 상태... 전체의 4%
접종 거부한 훈련생 40명가량은 이미 퇴출
전문가 "군 준비태세에 잠재적 손실 불가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 시한을 코앞에 둔 미국 공군이 “백신 미접종자는 강제 전역 조치를 당할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놓았다. 사실상 최후통첩이다. 해군을 비롯, 다른 군도 백신을 맞지 않는 장병에 대해선 강경 대응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인의 경우, 징계나 해고 등이 국방력 손실로 직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미 공군 관계자는 “의무접종 시한인 다음 달 2일까지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대상자는 징계를 받거나 군사법정에 서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커다란 불이익을 입게 될 것이라는 경고였다. 최악의 경우, 강제전역까지 가능하다는 게 공군의 입장이다. 실제 백신 접종을 거부한 공군 훈련생 약 40여 명은 이미 퇴출됐다.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철퇴’를 예고한 건 공군뿐이 아니다. 내달 28일을 접종 마감 시한을 정한 해군은 이미 이달 중순쯤 “백신을 맞지 않으면 전역해야 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대부분의 공군이 백신 접종을 마치긴 했으나, 끝까지 이를 거부하는 사람도 적지는 않다. 미 국방부는 현재 백신을 맞지 않은 공군 장병을 1만2,000명 정도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는 전체 공군 병력의 4%가량이다. AFP통신은 최근 “백신 미접종자 강제 전역 원칙을 모든 미군에 적용하면 약 4만6,000명이 군복을 벗을 수 있다”고 예측한 바 있다.

다만 국방부의 단호한 대처를 염려하는 시각도 상당하다. 다른 연방정부 직원과는 달리, 군인은 해고할 경우 곧바로 ‘국방력 공백’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이유다. 특히 공군은 전투기 조종사 등 쉽게 대체하는 게 불가능한 인력이 상대적으로 많다. 미 싱크탱크 뉴아메리카재단 소속 군사 전문가 캐서린 쿠즈민스키는 공군의 방침을 비판하며 “군의 준비 태세에 잠재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는 선택”이라며 “백신 미접종자에 항공기 관리자나 조종사가 많이 포함된다면 피해는 더 커지리라 본다”고 말했다. 공군 대변인은 “접종 시한이 지난 뒤 백신 미접종자의 세부 병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탓에 백신 미접종 군인에 대한 처분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앞서 국방부는 8월 “모든 미군이 의무적으로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발표했는데, 마감 시한은 각 군별로 조금씩 다르다. 11월 2일이 마감인 공군이 가장 빠르고, 육군 등 늦은 곳은 내년 여름까지만 백신을 맞으면 된다.

박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