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 이전 부지, 춘천시민이 결정해야"… 캠프페이지 신축 논란 정치권으로

입력
2021.10.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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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태 "몇 명이 쑥덕거려 결정 안 돼"
시민사회단체도 "여론 수렴 거쳐야"

강원도청 이전을 둘러싼 논란이 지역 정치권으로 옮겨 붙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의 제안에 국민의힘이 "공론화 절차 없이 일부 정치인 주도로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어깃장을 놓으면서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두고 확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춘천갑 당원협의회 위원장인 김진태 전 의원은 28일 강원도청 브리핑룸을 찾아 "도청이 이전할 부지 결정은 몇 명이 쑥덕거려 결정할 일이 아니다"며 "춘천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여론수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9일 허영(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갑) 민주당 의원은 당정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캠프페이지 내 계획된 창작종합개발센터 예정 부지 약 6만㎡에 강원도청을 신축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김 전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측에서 곧장 반발에 나선 것이다. 김 전 의원은 "캠프페이지로 도청을 이전하려면 현재 자연녹지로 지정된 용도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행정행위에 어긋나고 특혜논란을 피할 수 없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1968년 춘천시 중앙로 봉의산 자락에 건립된 강원도청사는 최근 2, 3년 전부터 새로 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건물이 낡은 데다 사무, 주차 공간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원도는 용역을 통해 신축으로 가닥을 잡고도, 현재 위치가 좋을지 다른 곳을 찾을지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도 캠프페이지 이전 제안에 대해 춘천시민들과 제대로 된 여론수렴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강원평화경제연구소는 최근 논평을 통해 "(강원도청 이전이)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과 몇몇 행정가들의 밀실에서 결정되고 급물살을 탈 사안은 결코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춘천시정의 최우선 사업이었던 캠프페이지 시민공화 사업을 간담회 한 번 없이 저버려선 안 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도청 이전이 민감한 문제로 떠오르자, 강원도와 춘천시는 27일 예정했던 실무협의회를 돌연 연기했다.

춘천= 박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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