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부상자 돕다 숨진 '25년간 무료진료' 이영곤 원장에 LG의인상 수여

입력
2021.10.2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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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복지재단은 25년간 무료진료 등 봉사의 삶을 실천하고, 교통사고 부상자를 돕다 숨진 고(故) 이영곤 원장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LG에 따르면 이 원장은 1996년부터 25년간 진주 중앙시장 인근에서 '이영곤내과의원'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환자에게 치료비와 약값을 받지 않았다. 1998년부터는 매주 3회씩 점심시간을 쪼개 교도소를 방문, 재소자를 진료했고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장학금도 지원했다. 그는 주변에서 ‘진주시 슈바이처’로 불렸다고 한다.

이 원장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웃을 돕다 숨졌다. 이 원장은 지난달 22일 남해고속도로 진주 나들목 인근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사고 차량을 목격, 차에서 내려 부상자를 살핀 후 자신의 차로 돌아가던 중 빗길에 미끄러진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이 원장의 생전 선행과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그의 병원에는 많은 이의 추모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경남 진주시는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에 의사자 지정을 청구하기도 했다.

LG복지재단은 또 이날 해양경찰 업무를 수행하며 25년간 매달 헌혈증을 백혈병 어린이를 위해 기부해온 권재준(42) 중앙해양특수구조단 경위와, 31년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청소, 물품 지원, 보일러 수리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온 신동환(52) 해양경찰교육원 경감, 천장 붕괴 위기에서 20여 명의 시민을 대피시켜 대형 인명피해를 막은 김민성(45) 대구시청 주무관에게도 LG의인상을 수여했다.

LG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됐다. 2018년 구광모 LG 회장 취임 이후에는 묵묵히 봉사와 선행을 다하는 일반 시민으로 수상 범위를 확대했다. 현재까지 LG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66명이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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