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3분기 사상 최대 매출을 거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구글 검색,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광고수입이 급증한 덕이다.
알파벳은 2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에서 3분기(7~9월) 매출액이 1년 전보다 41% 늘어난 651억1,800만 달러(76조 원), 순이익은 68.4% 증가한 189억3,600만 달러(22조1,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매출액 633억 달러)를 웃도는 호실적으로, 매출과 순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일등공신은 역시 '광고'였다. 구글의 3분기 광고 매출액은 43% 급증한 531억 달러(62조 원)에 달했다. 글로벌 반도체 1위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매출액(26조 원 추산)의 2.4배에 이르는 수치다. 구글은 검색엔진을 비롯해 유튜브, 구글맵(지도앱), 구글 웹브라우저 크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방대한 이용자를 기반으로 광고주를 끌어모은다.
로이터는 "코로나로 온라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구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기업이나 소상공인들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고객을 붙잡기 위해 구글에 막대한 디지털 광고 수수료를 지불했다는 것이다. 구글의 1~3분기 누적 광고 매출액은 1,481억 달러(172조 원)로 지난해 전체 광고 매출액(180조 원 추정)과 맞먹는다.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는 세계 시장의 70%를 차지한다.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위력은 더 막강한데, 모바일 검색 중 95%가 구글을 통해 이뤄진다. 이런 막강한 영향력을 앞세워 구글은 세계 온라인 광고시장 매출의 3분의 1을 흡수하고 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구글의 영향력은 더 커졌을 거란 게 업계의 평가다.
여기에 애플이 지난 4월부터 새로운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시행한 데 따른 반사이익도 봤다. 애플은 그간 페이스북 같은 앱 개발자가 앱 이용자의 사용 빈도, 방문하는 웹 사이트 등 광고에 필요한 개인정보를 추적하는 걸 허용했는데, 4월부턴 앱 이용자의 동의를 먼저 얻도록 정책을 바꿨다. 이 조치 이후 미국 내 아이폰 사용자 10명 중 9명이 앱 추적을 막았다.
이 여파로 맞춤형 광고가 주수입원인 페이스북 등 테크기업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페이스북은 최근 3분기 매출을 발표하면서 광고 판매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밝혔다. 광고사업 차질로 4분기 실적 역시 둔화될 거란 게 시장의 예상이다. 메신저 스냅챗의 모회사인 스냅도 지난 21일 실적을 발표하며 애플의 사생활 보호 정책으로 4분기 성장이 둔화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 여파로 스냅의 주가는 당일 20% 넘게 하락했다.
로이터는 이에 대해 "구글은 사용자 관심사에 대한 데이터를 직접 수집하기 때문에 구글이 타사보다 영향을 덜 받았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광고왕' 지위는 앞으로 더 공고해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