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임산부 백신 접종률 15%...“부스터샷보다 임산부 접종 더 급해”

입력
2021.10.2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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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월 최소 13명 사망, 85% 미접종자 추정
중증화율, 전체 평균보다 최대 15배 높아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12세 이상 접종률을 80% 가까이 끌어올린 영국에서 저조한 임산부 접종률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부스터샷(추가 접종) 확대보다 한 차례도 접종하지 않은 이들의 접종이 중요하고, 특히 임산부는 코로나19 감염 시 중증 위험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충분한 정보로 인해 임산부들의 백신 거부감은 여전히 큰 게 현실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영국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 소속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백신 정책을 접종률 15%에 불과한 임산부의 접종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는 79%에 달하는 12세 이상 접종률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수치다. 백신 접종자를 상대로 예방 효과를 높이려는 부스터샷 확대보다는 미접종자 수를 줄이는 게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최근 옥스퍼드대 연구진의 조사 결과, 올해 7~9월 영국에서 코로나19로 숨진 임산부는 최소 13명인데 이 중 85%가 백신 미접종자로 추정된다.

미접종자 중에서도 임산부는 중증 악화 가능성이 높은 위험군에 속한다. 산부인과 전문의인 팻 오브라이언은 "임산부는 면역력이 억제돼 있어 독감과 같은 호흡기 질환 위험도 높고, 태아에 폐가 눌려 깊게 숨 쉬기 어렵기 때문에 감염을 이겨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산부의 코로나19 중증화율은 전체 평균보다 5배에서 많게는 15배 정도 높다. 코로나19 감염 임산부는 일반 임산부보다 조산 확률도 5배는 높다.

그럼에도 현실에선 임산부의 백신 거부감이 상당하다. 막연한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다. 가디언은 "임산부들은 태아에 대한 백신 위험성과 관련된 정보가 부족하고, 의료 제공자들이 안전에 대한 불명확한 메시지를 준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임산부 백신 접종은 주요한 방역 과제다. 최근 한 산부인과 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질병관리청은 "코로나19 감염 유증상 임산부는 비임신 여성에 비해 중환자실 입원 환자 수가 3배 높다는 조사 결과도 있고, 조산·저체중아 분만 등의 가능성도 높다"며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임산부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이달 18일부터 시작됐다.



진달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