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별세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유족이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전 평소에 남기신 말씀을 전한다"며 유언을 공개했다.
노 전 대통령은 "위대한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어서 참으로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다"며 "나름대로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한 점과 저의 과오들에 대해 깊은 용서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어진 운명을 겸허하게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 생애 이루지 못한 남북 평화통일이 다음 세대들에 의해 꼭 이뤄지길 바란다"는 당부도 남겼다. 노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1991년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에 가입했고 남북 간 화해 및 불가침, 교류협력에 관해 공동 합의한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는 등 남북관계가 급진전됐다.
장례는 국법에 따라 최대한 검소하게 치르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장례 절차는 정부와 협의 중"이라면서 "장지 역시 재임 시 조성한 통일 동산이 있는 파주로 모시는 것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12·12 군사반란(내란죄)을 저지른 노 전 대통령의 국립현충원 안장 여부가 논란이 되는 가운데 고인의 뜻을 존중해 파주에 안장될 가능성도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