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직후 종양이 있던 부위에 방사선 치료를 시행하는 ‘수술 중 방사선 치료(IntraOperative Radiation TherapyㆍIORT)’가 환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췌장암은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는 데다 췌장이 다른 장기에 둘러싸여 내장 깊숙이 있어 조기 진단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수술조차 어려운 말기에 주로 발견돼 5년 생존율이 12.8%(2018년 국가암등록통계)에 그쳐 ‘최악의 암’으로 불린다.
박준성 강남세브란스병원 간담췌외과 교수팀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췌장암 수술을 받은 30명의 체액을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수술받은 환자들을 IORT 시행 환자군 17명과 미시행 환자군 13명으로 나눠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IORT 치료를 받은 환자군 체액에서 췌장암 세포 성장을 억제하는 사이토카인 성분이 더 많이 검출됐다.
또 췌장암 세포와 환자 체액을 동시에 배양했을 때 IORT 시행 환자군에서 췌장암 세포 증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IORT 시행 환자군은 수술 후 7일째와 14일째 시행한 혈액검사에서 T세포가 유의하게 증가하는 등 면역 기능이 회복되고 있다는 사실이 관찰됐다. 또 다른 면역 세포인 NK세포(natural killer cells)도 유의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IORT 시행이 수술 부위 주변 환경의 면역 반응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박 교수는 “IORT 시행이 환자의 면역 반응을 증가시키는 것을 확인한 첫 번째 연구”라며 “IORT를 시행하면 면역 반응이 활성화하면서 항종양 효과를 내 췌장암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췌장암은 절제술이 아무리 잘 되어도 간이나 폐로 원격 전이와 국소 전이가 많아 생존율이 낮다"며 “IORT가 췌장암 환자 생존율을 증진하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경쟁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C 캔서(BMC cancer)’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