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출신' 김동연의 1호 공약... "공무원 철밥통 깬다"

입력
2021.10.2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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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20% 감축·5급 행정고시 폐지 등
"기득권 카르텔, 대장동 괴물 만들어"

공무원 출신 대선주자인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대선 1호 공약으로 '공무원 철밥통 깨기'를 내세웠다. 정원 20%를 감축하고 현행 9등급인 직급을 6등급으로 축소하는 등 대대적인 '공무원 개혁' 의지를 밝혔다.

김 전 부총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득권 깨기 1호 공약'으로 공무원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그는 "34년 동안 공직에 몸담아 누구보다 공직 사회의 급소를 꿰뚫고 있다"며 "공무원 철밥통을 깨고 유연한 정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공공부문 확대를 추진했던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과 정면 배치된다.

김 전 부총리는 우선 "시험 한 번으로 보장되는 공무원 정년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공직을 관리직과 전문직으로 나누고 관리직 정년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또 퇴직 공무원의 절반만 충원해 정원 20%를 감축하고 공무원 유지를 위한 재원을 청년과 일자리 창출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존립 목적을 다한 공공기관도 일몰제를 적용해 소멸시키겠다는 것이다.

'5급 행정고시' 폐지도 공약했다. 김 전 부총리 본인이 26회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입문한 점을 감안하면 파격이다. 대신 민간 경력직과 내부 승진으로 5급 공무원을 충원하고 7급 채용을 확대할 방침이다. 그는 "공직으로 입문할 기회의 문을 더 넓고 고르게 열겠다"고 강조했다. 공무원 직급을 6등급으로 축소하고 공직 인사 시스템을 개편해 '순혈주의 청산'도 약속했다.

특히 김 전 부총리는 "대한민국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부패 기득권 카르텔"이라며 "그들만의 기득권이 '대장동 게이트'라는 괴물까지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직 출신을 공공기관장 임용에서 배제해 관(官)피아, 공(公)피아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고위 공무원은 퇴직 후 10년간 취업과 소득 정보를 공개하고, 토지, 건축 등 인·허가 과정에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강유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