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6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50분간 차담을 겸한 면담을 가졌다.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지 16일 만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50분쯤 청와대 상춘재에 먼저 도착했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를 맞으며 "반갑다. 그동안 고생 많이 하셨다"고 인사했고, 이 후보의 두 손을 맞잡는 등 환영의 제스처를 취했다.
차담회에서는 문 대통령과 이 후보가 덕담을 주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 후보는 지난 대선 당시 당내 경선에서 저와 경쟁했다"며 "경쟁을 마친 후에는 힘을 모아 함께 정권 교체를 해냈다"고 추켜세웠다. 2017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선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나 이후 본선에서 '원팀'을 이뤄 본선에서 승리한 것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이어 "그간 (서로) 대통령으로서, 경기지사로서 함께 국정을 끌어왔는데, 나는 이제 물러나는 대통령이 되고"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어 "대선은 결국은 국민들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라며 "대선 과정에서 정책으로 다른 후보들과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2012년, 2017년 두 차례 대권에 도전한 선배로서 이 후보에게 조언을 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어 "다른 후보들께도 똑같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문 대통령이 말하는 동안 두 손을 다소곳이 모으고 경청하는 모습이었다.
이 후보는 "대통령께서 민주당의 핵심 가치라고 하는 민생·개혁·평화의 가치를 잘 수행하신 것 같다"며 "저도 경기지사로 문재인 정부의 일원이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 역사적 정부로 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문재인 정부의 계승·발전을 강조한 셈이다.
문 대통령과 여당 대선후보인 이 후보의 공식 만남은 처음이다. 이 후보 측은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당내 '비문재인계·비주류' 이미지를 벗고 친문 진영의 지지를 얻는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