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난 심화와 원자잿값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나날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은행도 처음으로 이달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3분기 주춤했던 경제 성장세는 4분기 이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은 25일 '최근 우리 경제의 주요 이슈 점검’ 워크숍에서 소비자물가 상승 여력이 높아졌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달에는 3%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웅 조사국장은 "유가 등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세 지속, 글로벌 공급 병목 해소 지연 등으로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며 “특히 이달은 지난해 이동통신요금 지원의 기저효과로 인해 3%를 상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달 물가 상승률이 3%를 넘으면 이는 2012년 2월(3.0%) 이후 9년 8개월 만에 처음이다.
그동안 민간 경제기관과 정부에서 3%대 물가 상승 가능성을 제기한 적은 있지만, 한국은행이 이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한은이 3% 물가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한은은 물가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 글로벌 공급난 해소 지연 등을 꼽았다. 올해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기존 예상치(2.1%)를 웃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국장은 "유가가 80달러 선을 지속하거나 더 높아질 경우 기존 올해 물가 전망치(2.1%)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은 인플레이션 우려에도 우리 경제가 4분기 이후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정책이 전환되면 소비 등이 증가해 경제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올해 경제 성장률도 기존 전망치( 4%)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국장은 “3분기는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4분기는 방역 정책 전환이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여러 가지 대외 리스크가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 보면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