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수 ㈜LG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의 새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김종현 현 사장은 용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이사회를 열고 권영수 ㈜LG 부회장을 새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내달 1일 소집되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승인 과정을 거쳐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부회장에 임명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사령탑 교체의 배경에 대해 "배터리 사업이 전환기를 맞으며, 중차대한 미래 경영 현안들을 앞둔 상황"이라며 "이사회는 고객과 시장에 신뢰를 주는 것이 절실한 시점이라는데 의견을 모아 새로운 리더십으로 권 부회장을 선임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현대차, GM, 스텔란티스 등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4개의 연이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공장 설립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200조 원에 달하는 수주물량을 순조롭게 공급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재계에선 이번 사령탑 교체가 김 전 사장이 현대차 코나EV, GM 쉐보레 볼트 등 대규모 리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동시에,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대내·외에 신뢰와 무게감을 실어주기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반면, 배터리 사업 부문 사령탑에 오른 권 부회장은 그룹 내 입지도 한층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권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도 배터리통으로 분류된다. 2012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으며 아우디, 다임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주를 이끌어 내면서 취임 2년 만에 전기차 배터리 고객사를 2배로 확대한 바 있다.
권 부회장은 지난 2018년 6월 당시 구 회장 중심의 경영체제가 출범한 이후, 지주회사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오너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아울러 전자·화학·통신 등 주력 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LG의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도 주도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그룹의 중요한 핵심사업인 배터리 사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선도 사업자로서 중국 등 경쟁기업과 격차를 벌리기 위한 것"이라며 "가장 신뢰할 수 있는 경영자를 선임해야 한다는 구 대표의 의지와 믿음이 담겼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