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전면 시행되는 고교학점제를 위해 국어‧영어‧수학 등 주요 과목의 필수이수 학점을 지금보다 2학점씩 줄여야 한다는 정부 정책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연구용역을 맡은 전문가들은 현재 중학교 1학년 때 실시하는 자유학년제를 1학년과 3학년 두 차례로 나누고, 감염병 시대에 맞춰 초등학교 교과에 ‘건강한 생활’을 개설하라고 권고했다.
교육부와 국가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는 22일 충북 오송 H호텔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마련을 위한 공청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정부는 현행 204단위(2,890시간)인 이수 기준을 고교학점제 개편 이후 192학점(2,560시간)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선택과목 설계, 교외수업 이동 시간 등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수업 시간을 줄여야 한다. 관건은 어떤 과목을 줄이느냐다. 정부는 우선 내신과 상관없는 창의체험 시수를 24단위에서 18학점으로 줄인다고 밝혔었다.
홍원표 연세대 교수는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의 필수 이수학점을 현재보다 2학점씩 줄이도록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국‧영‧수‧사회(역사, 도덕 포함)를 현행 10단위에서 8학점으로, 과학을 12단위에서 10학점으로 바꾸라는 것이다. 현재도 시수가 적은 체육‧예술은 각 10학점을 유지하고, 기술‧제2외국어 등 ‘생활‧교양’ 교과군은 16학점을 유지하되 정보 과목을 개설할 수 있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필수 이수 학점을 줄이고 자율 이수 학점을 늘려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들으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중학교는 현재 1학년에 한해 170시간 실시하는 자유학기제를 1학년 102시간, 3학년 68시간으로 나눠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3학년 2학기에 고교학점제를 준비할 수 있게 전환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수업시수는 현행과 같은 3,366시간을 유지하자고 했다. 각 과목별 3년치 수업 시간도 동일하게 하되, 다만 정보 과목은 학교 자율시수를 확보해 추가 시간을 편성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기초학력 부진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초등 1, 2학년의 국어 수업은 기존보다 34시간 늘어난 482시간으로 편성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이승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연구원은 “늘어난 34시간은 모두 1학년 국어 시수 확대에 써 한글 책임 교육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상시적 감염병 위험을 대비하는 ‘건강한 생활’ 교과를 신설해 초등 1, 2학년에 128시간 교육하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연구용역 결과는 교육과정 개정추진위원회, 국가교육회의 등을 통한 설문조사와 토론회, 교육감협의회 제안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정부는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 달 2022학년도 교육과정 총론안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