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는 '리피딩(Refeeding)'이라는 개념을 소개하면서 다이어트 측면에서의 신체적, 정신적 재정비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리피딩은 체중 감량을 위한 현재의 식사 패턴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의 체중 유지 열량(칼로리)만큼 먹는 것을 뜻한다.
리피딩의 필요성과 방법은 이미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이어트에 적용할 수 있을까? 그 방법론을 앞으로 3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은 '매크로 다이어트'에 대해 알아본다. 매크로 다이어트의 개념을 알고 식단에 적용할 수 있다면 리피딩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리피딩과 이를 적용한 다이어트가 한결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사실 매크로 다이어트는 리피딩에 앞서 설명했어야 하는 개념이다. 그러나 더 먹는다는 점에서 치팅과 비슷한 개념인 리피딩은 대중에게 비교적 익숙한 반면 매크로 다이어트는 아직 낯선 개념이다.
(원활한 이해를 돕기 위해 리피딩을 포함한 관련 글 네 편은 모두 리피딩에 초점을 두고 전개할 예정이다. 설명의 순서를 바꾸어 혼란을 초래한 것에 대해 독자들의 양해를 바란다.)
흔히 다이어트 하면 다음과 같은 방식을 떠올린다.
①목표 체중을 정한다.
②목표 체중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칼로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및 기타영양소를 철저하게 계산한다.
③계산 결과에 맞추어 한 끼에 필요한 다이어트 식단을 구성한다.
④다이어트 기간 한 치의 오차 없이 식단을 지킨다.
이런 방식은 '마이크로 다이어트'라고 부른다. 마이크로 다이어트는 식단 구성의 간편함, 수많은 실험과 사례 덕분에 초보자가 접근하기 좋은 방식의 다이어트다. 그러나 심각하게 식단이 경직되어 있다는 단점이 있다. 대부분의 일반인은 이런 식단을 지키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고정된 메뉴로 인해 스트레스가 크다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요인들이 반복·지속되면 다이어트를 포기하기 쉬워진다.
매크로 다이어트는 마이크로 다이어트와는 약간 다르다.
①목표 체중을 정한다.
②목표 체중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칼로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및 기타영양소를 철저하게 계산한다.
③계산 결과에 맞추어 일주일에 필요한 칼로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총량을 구한다.
④일주일 안에 계산된 영양소 내에서 먹고 싶을 때 먹고 싶은 만큼 섭취한다.
매크로 다이어트는 이른바 '큰 틀에만 맞으면 IIFYM(If It Fits Your Macros)' 방식이다. 구체적 감량법이라기보다는 라이프 스타일이나 식단을 짜는 설계도에 가깝다. 굳이 닭가슴살, 고구마, 브로콜리 등 다이어트에 특화된 특정 식품으로 한정하지 않고 모든 영양소를 미리 짜둔 틀에 맞춰 먹으면 된다.
설계도이기 때문에 굳이 목적을 체중 감량으로 한정할 필요도 없다. 유지는 물론 체중 증량에도 활용할 수 있다. 기간도 편의상 일주일이라고 했지만 본인의 생활패턴에 따라 5~10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햄버거, 피자, 아이스크림 등의 정크푸드도 큰 틀 안에서라면 일정량 섭취가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칼로리와 3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를 맞춰서 먹으면 나머지 영양소는 따라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필자는 햄버거를 매우 좋아해서 다이어트를 하면서 주중 1회는 꼭 햄버거를 먹는다. 굳이 햄버거가 아니더라도 괜찮다. 자신이 좋아하는 식품을 매크로 다이어트의 틀 안에서 먹는다. 단 설탕이나 액상과당 등 정제 가공된 단순당은 가급적 피한다.
여기까지 오면 눈치를 챈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리피딩은 바로 매크로 다이어트의 방식에서 쓰이는 다이어트 기법이다. 매크로 다이어트를 하면 일주일 안에서 허락된 칼로리를 먹는 과정에서 비교적 적게 먹는 날과 많이 먹는 날이 있을 것이다. 이중에서 많이 먹는 날이 바로 리피딩 데이에 해당한다.
위에서 매크로 다이어트는 설계도라고 했다. 더 나아가서 매일 다른 양의 칼로리를 구체적 식단으로 구성하고 실천하는 것을 '칼로리 사이클링(Calorie Cycling)' 방식이라고 부른다. 다음 시간에는 칼로리 사이클링을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함과 동시에 구체적 식단 구성 방법을 알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