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전두환 옹호' 발언 후폭풍이 다시 거세질 조짐이다. 윤 전 총장이 자신의 발언에 송구하다고 한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또다시 사과 사진을 올렸다. 그것도 두 차례나 말이다. 한 장은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이다. 사진에는 "아빠(윤 전 총장)가 인도 사과 따왔나 봐요"라고 적었다. 당장 개를 의인화해 사과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윤 전 총장은 21일 오전 유감 표명을 한 뒤 오후에 "전두환 정권에 고통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자세를 낮췄다. 발언한 지 52시간 만에 나온 것이라 입장 표명이 늦었다는 비판을 받고는, 여론이 심상치 않자 뒤늦게 진화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윤 전 총장은 송구하다는 입장 표명이 끝난 뒤 SNS에선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①윤 전 총장 측은 인스타그램 계정과 ②반려견 토리 사진을 주로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연이어 사과 사진을 올렸다.
돌잡이 사진 논란이 채 가시기 전인데도 사과 사진을 또다시 올린 것이다. 돌잡이 사진을 올렸던 '윤석열' 이름의 SNS 계정에는 나무에 끈으로 사과를 달아놓은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석열이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 두었답니다"라며 "냉큼 일어나 팬티 바람으로 사과를 따서 아삭아삭 베어 먹었어요"란 글을 남겼다.
토리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게시했다. 토리가 이 사과를 가만히 바라보는 모습이 담겼다. 사진과 함께 "토리야 인도사과다"라며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 따왔나 봐요. 토리는 아빠를 닮아서 인도사과 좋아해요"란 글도 올렸다. 사과 사진은 현재 삭제된 상태다.
윤 전 총장 측은 앞서 사과하기 전 인스타그램에 사과를 잡는 돌잡이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사진을 올리면서 "석열이 아가는 조금의 갈등도 없이 양손 가득 사과를 입에 갖다 댔지만 안타깝게도 얼굴만큼 큰 사과를 베어 물 수가 없었어요"란 글도 적었다. 윤 전 총장 측은 "전두환 발언과 무관하게 어릴 적 가족들 일화를 연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누리꾼들은 "사과는 개나 주란 뜻이냐"며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도 윤 전 총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에펨코리아'에는 "개는 국민을 비유한 것인가"라고 글이 올라왔다. '엠엘비파크'에는 누리꾼들의 "후보가 사과하고 끝난 일인데 2차로 불을 질렀다" "캠프 담당자 해고해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전 총장이 도대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왔다. 사과를 희화화하고 5·18 피해자와 유족, 국민을 조롱한다고 비판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호남 민심을 잡기 위해 공을 들였던 야당 지도부의 노력도 물거품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2일 아침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며 복잡한 심경을 짧게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