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술(IT) 전문업체 알리바바 그룹이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고 한국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국내에서 발효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대응하고 맞춤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1일 국내 언론 대상의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내년 상반기 중 서울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가트너 조사에 따르면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전세계 3위 공공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다. 영국 런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싱가포르, 일본 도쿄, 중국 상하이 등 전세계 25개 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한국에 처음으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한다.
알리바바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가장 큰 이유는 국내 규제 대응이다. 국내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해외에서 관리하면 정보 유출에 따른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해소하려면 결국 사업을 하는 곳에 데이터를 보관하는 데이터센터를 둘 수 밖에 없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인텔리전스의 유니크 송 한국일본 지역 총괄은 "한국은 전략적으로 중요한 시장"이라며 "한국의 데이터센터에서 데이터베이스(DB)를 관리하면 한국의 개인정보보호법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알리바바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한국에 필요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업 고객을 늘릴 계획이다. 유니크 송 총괄은 "알리바바 클라우드 내부에 특별한 다모 아카데미 팀이 있다"며 "이들은 기업들이 원하는 맞춤형 AI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알리바바가 강조한 맞춤형 AI 서비스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를 최적화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유니크 송 총괄은 보험사와 협업 사례를 들었다. 그는 "교통사고 현장 사진을 보험사에서 DB에 저장할 때 AI가 자동으로 다른 자동차들의 번호판을 모자이크 처리하는 식"이라며 "활용 가능한 정보만 남겨 두고 개인 정보 등은 알 수 없도록 자동으로 처리한다"고 설명했다.
또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알리바바의 한국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면 알리바바의 쇼핑몰 알리익스프레스와 티몰, 전자결제 시스템 알리페이, 물류 및 마케팅 플랫폼 등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곧 알리바바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한국 기업들을 알리바바의 다른 서비스 고객으로 한꺼번에 확보하는 올 인 원(All-in-One) 전략이기도 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스톤 니 한국 리드는 "중국 최대의 할인 판매 행사인 광군절을 알리바바가 후원한다"며 "한국 데이터센터를 이용하는 기업들은 맞춤형 AS 서비스를 비롯해 알리바바의 다양한 사업들을 이용하며 중국 진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알리바바는 국내 중소기업, 협력사, 신생기업(스타트업)들과 적극 협업할 계획이다. 스톤 니 한국 리드는 "한국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디지털화를 위한 지원책을 도입하고 한국 기업들의 중국 및 아시아 진출을 돕겠다"고 덧붙였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와 제휴 관계인 국내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 메가존의 이주완 대표는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메가존의 중요 협력사"라며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