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감 2차전, 쟁점은 많았지만 도돌이표로 끝났다

입력
2021.10.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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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초과이익 환수 
李 "간부가 건의 채택 안 한 게 팩트"
野 "초과이익 환수 차단한 건 이재명"

②설계 책임
李 "공익환수 설계한 착한 사람" 
野 "적은 이익을 설계한 죄인"

③유동규 임명
李 "민간업자와 어울렸다면 해임했을 것" 
野 "배신감만 기억하나... 책임감 느껴야"

'이재명 국감'으로 진행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는 이틀 전 행정안전위 국감의 '도돌이표'로 마무리됐다. 1차전이었던 행안위에서 해소하지 못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초과이익 환수 조항 추가 인지 여부 △사업 설계 주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임명 여부 등이 2차전 쟁점으로 떠올랐으나, 새로운 의혹이나 추가 물증 제시 없이 제자리걸음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①초과이익 환수조항 삭제 : 물증 없이 ‘도돌이표’

국교위 국감의 최대 쟁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장동 개발 사업 계획과 관련해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에 책임이 있는지 여부였다.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에 이익을 몰아주게 한 배임 여부를 가르는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 후보는 "초과이익 환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했다가 말을 바꿨다는 야당 의원들의 지적에 "말을 바꾼 일이 없다"며 "언론에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했다고 해서 보니까, 삭제가 아니고 공모 후에 협약 과정에서 일선 직원이 건의했다는 건데, 당시 간부들 선에서 채택하지 않았다는 게 팩트"라고 답했다. 간부 선에서 환수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주장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초과이익을 환수할 수 있는 것을 차단하면서 1조 원 가까운 돈을 화천대유에 몰아준 건 지사님이 한 것이고, 그게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몰랐다면 무능"이라며 몰아붙였지만,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탓에 그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정의당 대선후보인 심상정 의원도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한 문서가 공모제안 지침서인지 사업계획서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문서의 실체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 후보는 "저도 구하지 못하고 있다"고 맞섰다.

②사업설계 주체 : 공익환수 설계 vs 적은 이익 설계

사업 설계 주체를 둘러싼 공방도 제자리걸음을 반복했다. 김희국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사업은 포괄적 책임을 지는 사람이 설계를 잘못했기 때문에 개발이익이 시민에게 돌아와야 함에도 불구하고 민간사업자들에게 돌아간 것"이라며 이 후보의 책임을 추궁했다. 심상정 의원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임대아파트 25%, 초과이익환수 조항 등을 넣어 공익을 추구할 수 있었는데 (이 후보가) 다 포기하고 큰 도둑에게 다 내주고 작은 확정 이익에 집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후보는 "도둑질을 설계한 사람은 도둑이 맞고, 공익환수를 설계한 사람은 착한 사람"이라고 맞받았다. 대장동 사업은 민관합동 개발 방식으로 공공이 1,000억 원 가량을 환수한 최초 사례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자신이 설계한 것은 '공익환수' 조치임을 강조했다.

③유동규 임명 : 李 "기억 못 해" vs 심상정 “배신감만 기억하나”

이 후보는 대장동 의혹의 핵심인사로 구속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과의 관계에선 '선 긋기'를 반복했다. 성남시장 재임 시절 한때 측근으로 불리던 유 전 본부장 개인의 비리에 무게를 둔 것이다.

이 후보는 유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공모해서 꾸민 일이 아니냐는 야당의 지적에 "민간업자와 만나거나 교류라도 했었다면 제가 해임시켰을 것"이라며 "(제 의지대로) 공공 개발로 진행했다면 이 사람들 모두 공중분해돼 감옥에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 전 본부장을 성남시 산하기관 본부장으로 임명한 책임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고, 오히려 유 전 본부장에게 "배신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에 심 의원이 "(임명 관련 기억이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배신감을 느낀 이유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선출자는 인사권을 통해 자신의 권한을 행사한다. 시민이 부여한 인사권한을 투기세력에게 넘긴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인다"고 했다.

김현빈 기자
김세인 인턴기자
최재원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