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정감사'로 치러진 1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청 국정감사를 두고 '국민의힘의 판정패'라는 평가가 많다.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결정적 한 방'은커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조직폭력배 연루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 내놓은 현금 다발 사진을 두고 진위 논란이 불거지면서 야당에서도 '준비 부족' 비판이 나오면서다. 단 국민의힘의 실점이 이 후보의 득점을 의미하진 않는다. 국감에서 보여준 이 후보의 대응 방식이 본선 승부의 관건인 '중도 확장'에 효과가 있느냐에 대한 평가가 갈리면서다.
이 후보는 행안위 국감을 통해 '지지층 결집'이란 본전은 챙겼다. 야당의 집중 공세를 받으면서 민주당 경선 후유증으로 어수선했던 여권이 이 후보를 중심으로 뭉치는 효과를 거뒀기 때문이다.
이 후보 측 인사는 19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낙연 전 대표와 가까운 행안위 의원들도 국감에서 나름의 역할을 해주면서 '원팀'에 보다 가까워졌다"며 "반신반의했던 민주당 지지층에 이 후보가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고 자평했다.
이 후보의 대응 방식이 지지층 외 중도층에 어떻게 받아들여졌을지 속단하기 어렵다.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이재명=대장동 의혹의 몸통'이라는 야권의 주장과 별개로, 중도층은 일반인에게 박탈감을 안겨준 사안에 대해 "내가 설계자" "단군 이래 최대 성과"라며 자랑스럽게 말하는 이 후보의 태도에 반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후보는 전날 '도의적 책임'을 언급했으나 본질은 국민의힘과 토건세력이 얽힌 비리라는 기존 주장을 고수했다. 아울러 야당 의원의 질의에 "흐흐흐", "큭큭큭" 등 수차례 웃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에 이 후보와 가까운 한 민주당 의원은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제기한 조폭 연루설이 어이가 없기 때문이었지만, 이 후보가 웃는 모습을 보인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지층에는 이 후보의 언행은 '시원한 사이다'와 같은 행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정작 본선을 감안하면 중도층을 비롯해 마음을 선뜻 열지 못하는 이들의 마음을 얻어야 하는데, 이 후보의 답변 태도가 과연 국민을 통합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지도자로서 적합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국감 후 경기도청사 밖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으나, 지지자와 반대자들 간 구호 소리로 주변이 소란스럽자, 대기 중인 취재진에 양해를 구하지 않은 채 다시 청사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 후보는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국감 2차전을 치른다. 관전포인트는 이 후보의 대응 방식 변화 여부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1차전의 실수를 만회하고자 벼르고 있고, 국토위 소속 정의당 대선후보 심상정 의원도 대장동 의혹 해소에 적극 참전할 방침이다. 심 의원 측 관계자는 "대장동 개발이 단군 이래 최대 공익환수였다는 이 후보의 논리를 산산이 깨뜨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