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는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으로 점철됐다. 전날 경기도 국감에서 이재명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똘똘 뭉쳐 방어에 나섰다면, 이날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손잡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중 공세가 펼쳐졌다. 서영교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감사 중간중간 "서울시 국감이라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정책은 뒤로한 채 여야 간 정쟁만 난무했다.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오 시장과 국민의힘 의원들은 작심한 듯,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질의에 전력을 집중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관련 질의를 쏟아내면, 패널까지 준비한 오 시장이 답변하는 형식으로 이 지사 책임론을 정면 겨냥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묻는 국민의힘 의원들 질의에 오 시장은 "내가 보는 견지에서 민관협치나 합동(개발방식)이 아니다”라며 “인허가 절차가 쉽지 않다는 게 큰 리스크인데 공공이 개입해 다 해결해 줬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서울시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매우 희한한 일”이라며 “이 지사가 공개적으로 다른 지자체가 우리 사업을 배워 가라고 해서 들여다봤는데 절대 배워서 안 되는 사례라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경기 성남시 백현동 개발 관련해서도 오 시장은 준주거지역 격상 과정과 낮은 임대주택 비율 등을 언급하며 “크게 감사를 받아야 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패널까지 준비한 배경을 묻는 여당 의원의 질의에 "광역지자체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광범해 마음만 먹으면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구조라는, 시민들의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서울시장으로서 오해받는 것이 곤혹스러워 이번 기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오 시장을 향해 “서울시정에나 전념하라”는 등 반격에 나섰다. 민형배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이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과 사전에 입을 맞췄는지 대장동 관련 질문만 하면 패널을 꺼낸다”며 "오 시장은 겉과 속이 다르고 앞뒤가 다르다"고 비판했다.
대장동 개발 우선주 의결권 여부를 오 시장에게 질의한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앵무새처럼 적어준 대로 읽지 말라”며 “서울시정도 못하면서 경기도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이 “인신모욕을 하지 말라”고 발끈하면서 여야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파이시티 의혹과 관련해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오 시장 최측근인 강철원 서울시 민생특별보좌관 임명을 문제 삼았다. 하지만 오 시장은 "교체할 생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날 경기도 국감에서 불거진 이 지사의 조직폭력배 연루 의혹을 두고 여야 의원간 신경전이 벌어지면서 서울시 국감은 파행했다. 국감 시작과 함께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한 민형배 의원은 "어제 국감에서 사상 초유의 증거자료를 조작한 사진을 봤다"며 "국감장을 더럽힌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은 이 국감장에 있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사보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김용판 의원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실체는 명백하다"며 "돈다발 사진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만 진술서에는 진정성이 있다. 조만간 밝혀진다"고 반박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김용판 의원은 전날 경기도 국감에서 "최근 수원구치소에 수감된 국제마피아파 행동대원인 박철민씨를 접견해 공익제보를 전달받았다"면서 국제마피아파 조직으로부터 이 지사가 수십억 원을 받았다는 근거로 현금다발 사진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후 해당 사진이 이 지사와 무관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