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하나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새벽 귀국했다. 이날 오전 5시경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한 남 변호사는 입국장을 나선 뒤 검찰의 호송 차량에 오를 때까지 시종일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공손한(?) 자세를 취했다.
남 변호사는 검찰 관계자와 함께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낼 때부터 두 손을 앞으로 모으고 있었다. 대장동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된 자신에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의도적인 행동으로 보인다. 그는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죄송하다”고 짧게 대답한 그는 입을 다문 채 차량으로 향했고, 취재진은 남 변호사를 쫓거나 길을 막으며 잇따라 질문을 던졌다. 이때 일부 시민단체 회원들이 남 변호사를 향해 "대장동이 누구 것이냐"며 소리를 지르고 현수막을 휘두르면서 입국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과 몸싸움을 벌이며 길을 헤쳐나가야 하는 혼란한 상황에서도 모은 두 손을 풀지 않던 남 변호사는 검찰 직원에 떠밀리 듯 호송 차량에 오른 뒤에야 비로소 손을 풀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뇌물 공여 약속 혐의 등으로 체포된 남 변호사는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영학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함께 '대장동 4인방'으로 불린다.
검찰은 주요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는 대로 남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대장동 키맨' 남 변호사가 이날 입국 과정에서 보여준 공손한 자세만큼 향후 검찰 조사에 협조적으로 응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날 입국장에 나타난 남 변호사는 취재진 앞에서 방향을 바꾸는 듯한 모습을 취했고, 두어 시간 전부터 대기하던 취재진이 그를 쫓아 다른 출입구로 뛰어갔다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