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력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이 미국에 손을 벌리는 모습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앙금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국산 천연가스(LNG) 수입을 위한 잰걸음을 하고 있다. 단기간에 석탄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제유가까지 급등하자 에너지 수급을 위한 고육책을 꺼내 든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시노펙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 5개 이상의 중국 에너지 기업들이 셰니어에너지, 벤처글로벌 등 미국 천연가스 회사들과 수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16일 보도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전력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인데 로이터통신은 협상은 앞으로 수년간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천연가스 수입을 크게 늘리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이는 수백억 달러 가치에 달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양국 간 천연가스 거래는 지난 2019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임 시기 미중 무역전쟁이 최고조에 다다르면서 일시 중단됐다. 로이터통신은 올해 초부터 미중 간 천연가스 거래 협상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한 것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 들어 수십년 만에 가장 큰 전력 및 연료난 우려가 커지면서 협상이 급진전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중국의 한 소식통은 “천연가스 가격이 MMBTU(열량 단위)당 15달러를 터치했을 때 협상이 피크에 달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소식통은 “최근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을 경험하면서 바이어들은 충분한 장기 공급을 체결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소식통들은 또 천연가스 거래를 둘러싼 새로운 합의는 수개월 내에 발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중국 ENN 천연가스사가 셰니어에너지와 13년 계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2018년 이후 미중 간 주요한 천연가스 공급으로는 처음이었다. 이번 협상에 대해 시노펙은 코멘트하기를 거부했고, CNOOC와 저장 에너지사 등 중국 바이어는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벤처 글로벌과 셰니어 등 미국 수출회사 역시 코멘트를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