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쓰리고 신물 올라오는 '위식도 역류', 몸무게 4㎏만 줄여도 40% 감소

입력
2021.10.16 11:26
[전문의가 쓰는 건강 칼럼] 이풍렬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위산이 역류돼 ‘가슴이 쓰리다’고 호소하는 위식도 역류 질환은 위십이지장의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돼 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1946년 앨리슨 박사가 역류성 식도염은 자극성 위액 역류에 의해 발생한다는 개념을 처음 보고했다.

30~40년 전만 해도 ‘역류’라 하면 정의도 애매하고 유병률도 그리 높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우리나라에서 8.5%까지 높게 보고됐다. 심각도도 증가해 소화기내과 영역에서도 가장 중요한 질환의 하나가 됐다. 선진국 유병률은 10~20%에 달하는데 우리나라도 곧 이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

위식도 역류 질환 환자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지만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가슴 쓰림과 신물 오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환자에서 내시경을 시행해 식도염이 생기면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모든 환자에서 전형적인 역류 증상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목 이물감, 기침, 목소리가 쉬는 증상인 애성 그리고 흉통 등 비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면 상부내시경 검사 외에 식도 내압 검사, 보행성 24시간 식도 산도(pH) 검사 등의 기능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위식도 역류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다. 식도와 위 사이의 밸브 역할을 하는 하부 식도 조임근이 역류를 막는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조임근이 약해지거나 자주 쉽게 열리면 역류가 생긴다. 그리고 조임근이 횡격막 위로 밀려 올라가게 되면 ‘식도 열공 헤르니아’라 부르는데 일단 발생하면 조임근 기능이 정상으로 회복되기 어렵다.

복압이 올라 조임근 압력보다 높으면 역류가 생기는데 용을 쓰거나 기침할 때 일시적으로 복압이 오르기도 하지만 복부 비만 같이 만성적으로 복압이 높게 유지되는 것이 역류의 심각하고 중요한 원인이 된다.

특히 복부 비만이 위식도 역류 질환 증상이나 식도염 그리고 식도선암의 전구 단계인 바렛 식도의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는 보고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치료는 역류 증상만 호소하면(60%) 위산 역류로 인한 증상 조절을 위한 치료가 필요하다. 식도염까지 동반되면(40%) 역류로 인한 증상뿐만 아니라 식도염 치료ㆍ재발 방지ㆍ합병증 예방이 목표다.

이전에는 식습관 교정이나 식이요법 등 생활 습관 변화를 지나치게 강조했지만 과학적인 근거가 적어 최근에는 주로 ‘일반적으로 건강한 식이’를 권하고 환자의 역류 증상을 일으키는 특정 음식이나 행동을 제한하도록 하는 추세다. 더 중요한 것은 복부 비만이 역류를 일으키므로 ‘체중 조절’을 하는 것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를 3.5㎏/㎡만 줄여도 역류를 40%나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체중 감량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약물 치료는 위산 분비 억제제인 프로톤펌프 억제제가 주로 쓰인다. 시중에서 사용되는 약제로는 에소메프라졸, 덱스란소프라졸, 란소프라졸, 오메프라졸, 판토프라졸, 라베프라졸 등이 있지만 효과는 대동소이하다. 그러나 표준 요량에 효과가 충분치 않으면 약제를 바꾸거나 용량을 올리거나 투여 횟수를 늘리기도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