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출신의 김대식(59) 동서대 교수가 2018년 6·13 지방선거 무렵 선거 출마자에게 홍준표 당시 한국당 대표의 책을 구매하라고 요구한 뒤 금품을 수수한 혐의가 포착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검 상주지청은 6·13 선거 무렵 황천모(64) 전 상주시장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김대식 교수를 수사하고 있다. 금품 제공자로 지목된 황 전 시장과 중간 전달자 역할을 한 상주·군위·의성·청송 당협위원장 출신의 박모씨도 함께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경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1대는 김 교수 등 3명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수개월 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김 교수는 2018년 6·13 선거 무렵 박씨에게 홍준표 대표의 저서 '꿈꾸는 로맨티스트' 책을 구매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교수는 7월 초 박씨를 통해 황천모 당시 상주시장으로부터 책값 명목으로 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과 경찰은 황 전 시장이 박씨와 공모해 김 교수 요구에 따라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꿈꾸는 로맨티스트'는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홍준표 후보가 2017년 7월 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뒤 2018년 2월 28일까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쓴 글을, 김 교수가 엮어 출간한 책이다.
책이 나왔을 때 김대식 교수는 한국당 여의도연구원장을 맡고 있었고,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지역인 부산 해운대을에 전략 공천을 받아 출마했다. 황천모 전 시장은 2018년 4월 상주시장 공천을 받고 지방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본보는 김대식 교수와 황 전 시장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하고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두 사람은 답변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