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는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뒤 이달엔 동결했지만, 추후 연속해서 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는 방침도 내비쳤다.
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100%라고 단언하기 어렵지만, 우리 경제 흐름을 보면 11월에는 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연속해서 올릴 수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문에 종전 '점진적 조정'이란 표현을 '적절히'로 바꾼 것에 대해 이 총재는 "금리인상 이후 (인상 시점을)무조건 한 번 건너뛰는 건 아니라는 걸 분명히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었다며 "연속으로 금리를 올리고 안 올리고는 그때 상황에 맞게 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급증한 건 가격(집값)이 오른 요인도 크다고 본다"며 "가계부채를 잡기 위해선 주택시장 안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기준금리 인상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이는 것 아니냐'는 일부 야당 측 의원들의 질문에는 "부동산 상황도 고려하지만 집값 안정을 목표로 한다거나, 정부의 요구에 의해 (금리)결정을 한다고 주장하는 건 (금통위 결정을) 폄하하는 것"이라며 잘라 말했다.
경기침체와 물가 급등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에 대해선 일축했다. 이 총재는 "1970년대 석유파동 등을 떠올려 보면 얼마나 고통인지 알기 때문에 우려가 크다는 건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 경제가 건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지금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