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마지막 美 SNS ' 링크트인' 연내 철수... 미중 갈등 여파?

입력
2021.10.1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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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규제 강화에 결국 中버전 서비스 종료
일부 기능 조정해 새로운 서비스 출시 예정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운영하는 구인구직 플랫폼 ‘링크트인’이 올해 말 중국 현지 서비스를 종료한다. 그동안 중국 규제당국 요구를 수용하면서 사업을 해 왔으나, 최근 온라인 통제가 한층 심해지면서 더는 버티기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비위를 맞춰 온 링크트인을 내심 못마땅해했던 미국 정치권은 이번 결정을 옹호하고 나섰다. 이미 중국 내 서비스를 끝낸 페이스북과 트위터, 구글에 이어 링크트인마저 철수하면, 미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중국 시장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추게 된다.

링크트인은 14일(현지시간) 공식 블로그를 통해 “중국에서 어려운 운영 환경과 까다로운 규정 준수 요구에 직면해 왔다”며 “올해 말 중국 버전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신 최신 소식 등을 전하는 소셜 피드나 게시물 및 기사 공유 기능 없이 구인구직 기능에만 집중한 ‘인잡스(InJobs)’라는 새 플랫폼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링크트인은 2014년 중국에 진출했고, 2016년 MS에 인수됐다. 중국 내 회원수는 5,400만 명으로, 미국과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 다른 미국 정보기술(IT) 기업들과 달리 중국 정부 지침을 대체적으로 수용해 왔으나, 잇따른 규제 부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올해 3월 중국 정부가 콘텐츠 규제 강화를 요구해 신규 회원가입이 일시 중단됐고, 5월에는 링크트인과 MS의 검색엔진 ‘빙(Bing)’ 등이 개인정보 불법 수집 등을 이유로 제재를 당했다.

다른 SNS 기업들은 이미 중국에서 퇴출됐거나 스스로 발을 뺐다. 2009년 중국 정부가 톈안먼 사건 20주년 등과 관련해 검열을 강화하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차단했고, 구글은 2010년 중국 정부의 검열에 반발하며 서비스를 중단했다. 올해 2월에는 오디오 기반 SNS인 클럽하우스도 퇴출됐다.

더구나 미국 내에서도 중국의 규제 정책에 따르는 IT 기업에 대한 비판 여론이 적지 않아 SNS 기업들은 안팎으로 ‘이중고’에 시달렸다. 릭 스콧(공화당) 상원의원은 MS와 링크트인 경영진에 “미국 회사가 중국 공산당을 대신해 미국 언론인을 적극 검열하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링크트인의 중국 철수 결정을 환영했다”며 “링크트인의 이번 결정은 미 정치권이 최근 중국 정부의 억압에 따르는 미국 기업을 압박하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짚었다. 결국 미중 갈등이 낳은 또 하나의 여파였다는 얘기다.

김지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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