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얀센·모더나 백신을 코로나19 ‘부스터샷(추가접종)’으로 쓰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을 내놓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이 최종 확정되면 우리나라도 부스터샷으로 화이자 백신만 써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는데, 이 경우 교차접종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4일 “미국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모더나와 얀센 백신의 부스터샷 공식 정책이 발표되면 충분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 방역당국이 얀센의 부스터샷 연구 표본을 두고 너무 적다고 판단했다고 보도했다. 부스터샷 효과를 측정하는 데이터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 그 전에는 모더나 백신의 부스터샷에 대해서도 "항체 수치를 증가시켰지만 충분히 크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얀센과 모더나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쓰는 데 대해 갸우뚱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의 이런 움직임은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우리 방역당국도 12월 이전 부스터샷의 세부 계획을 내놓을 방침이다. 얀센과 모더나 백신이 지금처럼 삐걱대면 결국 부스터샷으로는 화이자 백신을 쓸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교차접종이 문제 될 수 있다. 현재 우리 방역당국이 교차접종을 허용한 것은 1차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화이자 백신뿐이다. 얀센이나 모더나 백신으로 접종을 끝낸 사람에게 화이자 백신을 맞힐 수 있느냐는 문제가 생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 방역당국의 최종 결정을 기다려 봐야 한다"면서도 "부스터샷을 너무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얀센 백신 주 접종자들은 위중증·치명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낮은 젊은층이고, 모더나 백신은 항체 형성률이 다른 백신보다 높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천 교수는 "모더나·얀센과 화이자 백신 간 교차 접종을 하려면 그 이전 데이터가 일정 정도 축적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