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첫 전화통화를 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두 정상이 이날 전화회담을 하는 방향으로 일정을 조정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통화가 성사되면 지난 4일 기시다 총리의 취임 이후 한일 정상 간 첫 접촉이 되며, 문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가 취임 이후 7번째로 통화하는 외국 정상이 된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취임 9일째 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으므로, 기시다 총리와 문 대통령이 이날 통화를 하면 당시와 비교해 첫 통화 시기가 이틀 늦어지는 셈이다.
두 정상은 첫 통화에서 징용 피해자 및 위안부 배상 소송 문제 등 양국 간 현안에 대해 두루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기시다 총리는 이와 관련 일본 측의 기존 입장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천명했다.
기시다 총리는 13일 참의원(국회 상원) 답변에서도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징용피해자를 의미) 문제에 관해 한국 측이 ‘일본 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해결책’을 조기에 내놓도록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종전 입장을 확인했다. 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가 1965년의 한일청구권 협정 등으로 모두 해결됐기 때문에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한국 대법원 판결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본 정부의 기존 주장을 재확인한 발언이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지난 4일 취임한 이후로 모두 6개국 정상과 전화로 취임 인사를 나눴다. 취임 이튿날인 지난 5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를 시작으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8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 이어 13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각각 20~30분간 통화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기시다 총리의 정상 통화 상대국에서 한국이 뒤로 밀렸으며, 이는 총선을 의식한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