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지사 업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 후보가 국정감사까지는 지사직을 수행하겠다고 하자, 야당은 18·20일 예정된 경기도 국감에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파헤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자료 제출에 응하지 않는 경기도청과 성남시청사를 직접 찾아 항의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자 이 후보도 발끈했다. “시아버지가 며느리 부엌 살림을 뒤지는 것 같다”고 치받았다.
국민의힘은 13일 경기도청을 방문해 국감 자료 제출을 압박했다. 이 후보와 대장동 개발의 연결고리를 입증하려면 자료 확보가 필수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을 필두로 정무ㆍ행안ㆍ국토 위원회 소속 의원 13명이 도청사를 찾아 면담을 청했지만, 이 후보가 자리를 비운 탓에 불발됐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 후보의 성남시장 8년, 경기지사 4년의 부패ㆍ무능에 대해 낱낱이 국민에 보고할 의무가 있다”며 “대장동 게이트와 관련해 수십 명을 증인ㆍ참고인으로 신청했는데, 여당은 단 한 명도 채택해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 대신 나온 오병권 행정1부지사에게도 “대장동 관련 자료를 행안위에서 76건, 정무위에서 56건, 국토위에서 82건을 요청했지만 전혀 오지 않고 있다”면사 “국가안보, 사생활 사안도 아닌 자료를 안 주고 버티는 건 직무유기”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경기도에 요청한 자료는 △대장동ㆍ제1공단 결합도시개발 사업 관련 내부 검토 자료 △성남도시개발공사와 송수신한 문서 사본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을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임용하게 된 절차와 경위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 진상규명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은 성남시청도 방문해 사업 당시 이 후보가 결재한 보고 문건 사본 등을 요구하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행동에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송영길 민주당 대표, 당 상임고문단과 간담회 뒤 취재진에게 “대장동 사업은 성남시 일이라 경기도에 자료가 있을 수 없다. 있다면 당연히 협조해 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가 자료를 안 낸 건 예를 들어 도지사의 휴가 일정 같은 (의혹과 무관한) 지방사무에 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어 “국회는 그런 지방사무에 대해선 아무런 감사 권한이 없다. 법을 만드는 분들이 법을 지켜야지 그 법을 어기면 안 된다”고 비난했다. “이건 마치 분가한 자식 집에 가서 시아버지가 며느리 부엌 살림을 뒤지는 것과 같은 것”이라는 거친 표현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