텀블러나 에코백을 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는 소소한 노력이다.
하지만 신간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에 따르면 이는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운 기업의 '그린 워시'에 이용되는 것에 불과하다. 일본의 마르크스주의 철학자 사이토 고헤이는 재생에너지 등에 투자하는 그린 뉴딜, 유엔이 내세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등에 대해서도 눈앞의 위기를 가려주는 효과 정도밖에 없다며 "멸종에 이르는 길은 선의로 포장돼 있다"고까지 꼬집는다.
저자는 인류의 경제 활동이 지구에 끼친 영향이 너무 커서 자본주의를 그대로 둔 채 기후 변화를 해결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인간이 지구온난화와 생태계 파괴의 가장 큰 요인이 된 지질학적 시기, 즉 '인류세(인신세·Anthropocene)'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저자는 각종 데이터를 근거로 환경 위기, 식량난과 주거난, 양극화가 자본주의의 필연적 결과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저자는 인류 번영을 기반부터 무너뜨리는 자본주의에서 벗어나 만년의 마르크스가 지향한 '탈성장 코뮤니즘'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기후 변화가 급격히 진행돼도 초부유층은 방만한 생활을 이어가고 서민 대부분은 일상을 잃어버릴 것이라며 체제 대전환을 이끌 사회운동의 중요성을 역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