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이치현에서 도요타자동차의 구형 프리우스 차량 도난이 잇따르고 있다. 차 바닥에 부착된 ‘촉매 컨버터’가 이유로 지목된다. 희귀 금속이 포함돼 있는 이 부품은 시장에서 20만~30만 엔(약 210만~315만 원)에 거래된다고 한다.
13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아이치현 나가쿠테(長久手)시에 거주하는 한 회사원 남성은 자신이 소유한 2007년형 프리우스를 맨션 주차장에서 도둑맞았다. 차량은 도요타(豊田)시에서 발견됐는데, 차 안의 예금통장은 그대로 있었지만 부품인 촉매 컨버터가 사라진 채였다. 아이치현 경찰은 다음날 나가쿠테 시내에서 번호판이 없는 승용차 안에 놓인 촉매 컨버터를 발견, 근처에 있던 자동차 정비회사 관계자(41) 등 2명을 이 승용차와 프리우스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 경찰당국에 따르면 6월 이후 나고야시 동부와 그 주변에서 도난당한 구형 프리우스만 30대에 이른다.
도요타에 따르면 촉매 컨버터란 탄화수소 등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장치로, 고온에 노출돼도 성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구성이 높은 플래티넘과 팔라듐 등 희귀 금속이 사용되고 있다. 정차 시에 엔진이 멈추는 하이브리드용 컨버터는 가솔린차의 촉매 컨버터에 비해 품질이 열화하는 속도가 느리다고 한다.
이번에 나가쿠테시에서 도난당한 차량은 노후해 중고차 시세가 10만 엔에 불과했다. 하지만 팔라듐 가격이 10년 전의 5배까지 치솟는 등 희귀 금속 거래가격이 급등하자 촉매 컨버터는 20만~30만 엔에 거래돼 차량 가격을 웃돌 정도로 비싸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최근 출시되는 자동차는 기술 혁신 등으로 촉매 컨버터에 포함되는 희귀 금속의 양이 줄어들고 있어, 절도범들이 노후 프리우스 차량을 집중적으로 노린 것으로 신문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