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 측은 12일 TBS 교통방송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를 향해 “부정확하고 특정 정파에 편파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최근 김씨가 경쟁자인 이재명 지사 측에 유리하게 ‘편파’ 방송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됐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씨는 영향력이 큰 시사프로 진행자인데 최근 잇달아 부정확하고 특정 정파에 편파적인 발언으로 논란을 자초했다”며 “이는 공정하고 정확한 보도를 사명으로 하는 공영방송 뉴스 프로 진행자의 본분을 망각한 행위”라고 밝혔다. 김씨는 친문(親文) 진영의 여론 형성에 큰 영향력을 가진 ‘스피커’로 평가된다. 친문 후보를 자처하는 이 전 대표 측이 그런 김씨를 공개 비판한 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 측은 김씨가 지난 11일 ‘16대 대선, 18대 대선에서도 사퇴한 후보의 표를 무효 처리했다’고 발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 전 대표 측은 경선 결과 합산 과정에서 중도 사퇴 후보에 대한 유효표가 무효로 집계돼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50.3%)이 실제(49.3%)보다 부풀려졌다고 주장한다. 김씨의 이 같은 발언은 이 전 대표 측 주장을 반박하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에 이 전 대표 측은 “2012년 16대 대선 경선은 결선투표제가 아닌 선호투표제였다”며 “2012년 18대 대선 경선에서는 경선 참여 후보(4명) 중 중도에 사퇴한 후보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또 김씨는 이날 방송에서 3차 일반 국민ㆍ당원 선거인단 모집단이 조작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10일 30만명의 선거인단이 참여한 ‘3차 수퍼위크’에서 이 후보는 28.3%에 그치며 62.37%를 얻은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뒤졌다. 이 후보가 1ㆍ2차 선거인단 투표에서 각각 51.09%, 58.17%를 얻은 점과 비교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김씨는 “유독 3차에서만 민주당 지지층의 통계학적 범위를 벗어나는 선거인단이 구성됐다”, “통계학적 그래프에서 벗어나는 모집단”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 측은 “1~3차에 걸친 국민선거인단은 각 후보 진영에서 자율적으로 모집했다. 각 후보마다 숫자는 차이가 있을지언정 모집 과정에서 외부 입김이나 영향력이 미칠 수 없다”며 “(김씨는) 구체적인 증거도 없이 지극히 자의적이고 음모론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가 주장하는 모집단 사전 조작설은) 이낙연 후보 측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했다.
이 전 대표 측은 김씨가 ‘대장동 의혹’이 3차 선거인단 투표 결과에 결정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대표 측은 “대장동 개발사업 실행자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된 뒤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졌고,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부정확하고, 부적절하며, 특정 정파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이 공영방송 전파를 통해 국민에게 가감 없이 전달되는 건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며 “교통방송 제작진은 이에 대한 응당한 해명과 조치를 취해달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