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런·복수 없이도 흥행한 '갯마을 차차차', 인기 비결은?

입력
2021.10.13 09:21
시청자들 입소문 나게 한 '갯마을 차차차'의 비결은 '휴머니즘'
신민아·김선호의 찰떡 케미스트리도 인기 요인 중 하나

'갯마을 차차차'의 열풍이 거세다. '오징어 게임'의 신드롬 뒤에 가려졌지만 '갯마을 차차차' 역시 해외 순위권을 장악하며 흥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흔하디흔한 빌런도 복수도 없이 청정 무해한 이야기로 상승세를 이끌어낸 '갯마을 차차차'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지난 8월 28일 첫 방송된 tvN '갯마을 차차차'는 영화 '홍반장'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현실주의 치과의사 윤혜진(신민아)과 백수이지만 만능 재주를 가진 홍반장(김선호)의 로맨스를 그렸다.

입소문 타며 흥행 시작…촬영지 관광객도 덩달아 상승

사실 '갯마을 차차차'의 시작은 지금처럼 뜨겁진 않았다. 신민아와 김선호를 내세웠지만 시골 바다를 배경으로 한 평화로운 이야기에 대한 관심은 적은 편이었다. 첫 방송 당시 거액의 제작비를 투자한 타 드라마들이 줄이어 시작됐고 '갯마을 차차차'의 경쟁력은 조금 뒤떨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작품의 진면모가 서서히 드러나며 인기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시청자들의 입소문이 확산되자 '갯마을 차차차'는 방송 5회 만에 10%를 돌파하는 상승세를 보였고 10화 11.4%의 기록으로 자체 최고 성적을 냈다.

작품의 배경인 포항시 관광객도 훌쩍 뛰었다. 포항시에 따르면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인 청하시장, 이가리닻전망대, 곤륜산활공장은 지난 추석 연휴 하루 관광객 평균이 8,380명으로 집계됐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의 국가에서는 '갯마을 차차차'가 넷플릭스 TV 드라마 부분 1위를 기록하며 국내외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게 했다.


로맨스 드라마의 공식 비틀며 휴머니즘 요소 가미

로맨스 드라마의 공식이 있다면 삼각관계와 갈등, 쌓여가는 오해, 절정에 다다르고 나서야 알게되는 서로의 진심 등이 있을 터다. 그런 점에서 '갯마을 차차차'는 공식과 비공식 그 사이에 있다. '갯마을 차차차'에서도 삼각관계가 잠시 전파를 탔지만 큰 갈등 없이 빠르게 정리됐다. 과정도 깔끔했다. 혜진(신민아)는 두식(김선호)와 연인이 되기 전 성현(이상이)의 고백을 정중하게 거절했고 불필요한 장면을 배제했다.

서울에서 공진에 내려와 치과를 개업한 혜진과 공진 토박이 두식이 천천히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도 설렘 지수와 힐링을 선사했다. '갯마을 차차차'의 흥행 중심에는 신민아와 김선호의 더할 나위 없는 케미스트리가 있다. 신민아는 이미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내일 그대와'로 입증된 로코퀸이다. 김선호 역시 드라마 '투깝스' '백일의 낭군님' '스타트업'에 이어 '갯마을 차차차'까지 쉼 없이 일한 덕분에 주연급으로 올라섰다.

'갯마을 차차차'에는 휴머니즘이 관통한다. 차청화 이봉련 김영옥 등, 모두가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마치 공진이라는 실제 마을 주민들의 하루를 담은 다큐멘터리처럼 느껴지는 지점이다. 실제로 있을 것 같은 인물들이 드라마에서 살아 숨 쉰다. '조건 없는 내 편'이 되어줄 이웃들이 보기 드문 현실에서 공진 주민들의 사연은 가슴 깊이 여운을 남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이야기를 담으면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우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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