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현행 연 0.7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숨 고르기'에 나섰다. 이르면 올 11월 개시될 미국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앞두고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극심해지자 상황을 좀 더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만 한은은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뒤 줄곧 '추가 인상'을 시사해와, 다음달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12일 한은은 금통위 직후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 및 그에 따른 경제활동 확대, 추가경정예산 집행 등으로 점차 개선되면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금년 중 GDP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대로 4%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외경제 여건과 그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부정적 영향에 대해선 큰 우려를 나타냈다. 한은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지속 우려와 미 연방준비제도의 연내 테이퍼링 가능성이 높아져 주요국 국채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강세를, 주가는 하락했다"며 "(국내) 금융시장에서도 국제금융시장 영향에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주가는 상당 폭 하락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전력난 등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과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 난항 등 대외발(發) 동시다발적 악재들에 최근 코스피가 3,000선을 내주는 등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는 상태다.
그럼에도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크다. 한은은 지난 8월 금리 인상 직후에도 "현 0.75% 금리는 여전히 완화적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등 줄곧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특히 지난 8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만큼, 시장에선 금융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한은이 올해 추가 인상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한편 올해 마지막으로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오는 11월 25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