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이 이달 1일부터 일부 상품의 1인당 구매 가능 수량을 제한했다. 구매 제한 제도는 샤넬 외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운영하고 있지만, 인기 제품을 1년에 1인당 1점으로 제한한 조치는 이례적이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10일 “타임리스 클래식 플랩백 및 코코핸들 핸드백은 연간 1인 1개에 한해 구매할 수 있고 스몰 레더 굿즈(SLG) 카테고리 내에서도 동일 제품은 연간 1인 1개만 구매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당 제품은 한국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인기 제품군이다.
샤넬의 이번 조치는 대량 구매 후 재판매(리셀) 시장에 판매하는 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명품시장은 1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명품 리셀 시장도 7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기존 유통채널뿐 아니라, 명품 가방에 수수료를 붙여 되팔아 재테크를 하는 ‘리셀테크(리셀+재테크)’족까지 생겼다. 명품 제품 수량이 한정돼 있다 보니 샤넬 제품은 리셀 시장에서도 없어서 못 팔거나, 부르는 게 값이 되고 있다.
하지만 샤넬의 이번 조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차갑다. 유독 한국에서만 가격을 자주 인상하고 많이 올려 온 샤넬의 이번 소비 제한 조치는 과도하다는 시각에서다. 실제 샤넬은 올해 한국에서만 글로벌 정책을 이유로 세 번(2월, 7월, 9월)이나 가격을 약 30%씩 올렸고, 지난 1월엔 소재 및 디자인 변경을 이유로 일부 제품의 가격을 조정했다. 소비자들은 샤넬의 이번 조치로 리셀가 인상과 더불어 오프라인 매장의 개장시간 이전부터 길게 줄을 서는 ‘오픈런’이나 ‘대리구매’ 현상이 심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샤넬 측은 외국 매장에서도 ‘1년에 1인당 1점’ 구매 수량 제한 정책을 시행하는지 묻는 질문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 국내 부티크 내 시행 제도에 한해서만 답을 할 수 있다는 게 이유다. 미국 일부 주에서는 한 달에 SLG 제품 2개, 가방 2개로 판매를 제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