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 뉴스이용자위원회] "주요 의제 기획 도드라져... 결과론적 비판 보도는 아쉬워"

입력
2021.10.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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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9월 보도 분석 및 한국일보 방향성 평가
"대선 후보 보도 편향되지 않게 중립성 유지"
"온라인 자극적 보도 타지에 비해 가장 덜해"  
"소제목과 본문 다른 사례" 신뢰 문제 지적도


한국일보 3040 뉴스이용자위원회는 계속되는 코로나19 확산 위험에 따라 9월 회의도 7월에 이어 서면을 통해 진행했다. 위원들은 8~9월 한국일보 온라인과 지면 보도 기사를 분석하고 한국일보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평가했다. 이나연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위원장),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책임연구위원, 이혜정 한국리서치 부장, 조용술 청년365 대표, 이준영 상명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우미연 우리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참여했다.


이나연

8, 9월 한국일보는 타사와 비교해 자체 기획기사를 1면으로 배치하는 경우가 많았다. 9월 16일자 1면 '무려 47톤…물류 센터에서 지옥을 봤다'는 빠른 배송을 위해 혹사당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잘 짚었다. 9월 18일자 1면 '오늘밤 당신 동네 범죄 예고음 울렸다'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범죄 예측 시스템 프리카스에 대한 흥미로운 기사였다. 이러한 데이터를 향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좀 더 자세히 다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주요 언론사들이 해외토픽 중 기괴하고 정서적으로 도움 되지 않는 선정적인 기사를 (홈페이지에) 자주 배치했는데, 다행히 한국일보는 이런 자극적인 기사를 가장 덜 다루는 것으로 보였다.

오세욱

환경 재난 피해자들의 사연(국가가 버린 주민들 시리즈), 타워크레인 노조, 지방소멸 등 다른 언론사에서 자주 다루지 않아 온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 및 이슈들을 한국일보만의 시각으로 담아낸 기획기사들이 눈에 띄었다.

다만 모더나 백신 수급 혼선과 관련해 애초 화이자 백신에 집중했어야 한다고 한 8월 11일 '잘못 꿴 백신 전략 첫 단추' 기사는 이용자위원으로서 꼭 지적해야 할 부분이 있다. 사실 코로나19 백신이 처음 개발됐을 때만 해도 어떠한 백신이 효과가 있을지 부작용이 없을지 판단하기 힘들었다. 지금 사용되는 백신들이 등장한 초기엔 그래서 여러 백신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런데 지금 '왜 처음부터 화이자에 집중하지 않았느냐'는 보도를 한 것인데, 언론 입장에서 이러한 기사를 쓰기는 편하지만 국민들이 상황을 이해하는 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 결과론적 비판은 쉽지만 (뉴스)이용자는 그러한 비판을 비판하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혜정

한국일보를 비롯해 여러 언론사들이 인터뷰 등 대선주자 관련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어떤 매체의 보도 내용이 정확한 사실을 전달하는지, 대선주자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지를 가려내는 게 쉽지 않다. 한국일보는 대선주자 인터뷰를 영상과 함께 기사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각 인터뷰 영상은 약 3~4분 길이로 모두 동일하게 후보자의 좌우명을 묻는 것으로 시작되는데, 생각과 정치철학을 한 번에 잘 드러내는 도입부라고 생각한다. 어느 후보에 편향되지 않게 중립성을 유지하는 균형 있는 보도이다. 다만 현재 홈페이지에서 후보자별 인터뷰 기사를 볼 때 먼저 인터뷰를 한 후보의 영상은 뒤 페이지로 밀려 한눈에 보기 어렵다.

조용술

최근 정치권을 강타하고 있는 화천대유 의혹, 대장동 게이트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다 보니 언론사별로 '단독' 보도를 놓고 취재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진다. 9월 23일자 4면으로 단독 보도한 화천대유 대표 인터뷰는 그의 일방적 주장과 변명을 기술한 것으로 보일 우려가 있었다. 지면 보도에서 기사 제목으로 균형감을 유지하려고 했으나, 본문에서는 의혹 제기 측의 내용이 의혹 당사자 측의 내용에 비해 가볍게 다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9월 23일자 23면 '여론 속의 여론' 코너는 소제목과 내용이 다른 경우가 보인다. 예를 들어 '다음 온라인 사이트에 지난 1년간 몇 번 접속하셨습니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 부분에서 접속률과 접속 이유를 다루고 있었다. 이 코너는 일반적인 여론조사 내용이 어떻게 도출되었는지 증명하는 심층보도와 같은 측면이 있어 소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 것은 신뢰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준영

'국가가 버린 주민들' 시리즈(8월 30일부터 연재)는 기사와 동영상이 연동되어 이해도가 높았다.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분석이 담긴 글들이 한국일보 콘텐츠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지만 분량이 다소 긴 형식(특히 지면에서)이 독자들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호흡이 짧은 글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위해 문단 나누기 등 효율적 편집으로 가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우미연

일반인에게 생소하거나 비교적 어려운 용어가 자주 등장하는 법조 관련 기사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본문 중 핵심 부분을 '굵은 표시'로 강조한 편집(온라인)이 매우 적절했다. 지면 기사를 읽고 이후 온라인에서 이 기사를 검색했을 때 찾을 수 없는 경우는 아쉬웠다.






양홍주 디지털기획부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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