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 반포 575돌을 맞은 경북도가 한글날인 9일부터 도지사 직인 등 155개 공인(公印)을 한글 훈민정음체로 교체했다. 도는 한글 유산을 바탕으로 '경북형 한글 글꼴' 개발에도 착수했다.
경북도는 9일 도청 동락관에서 '훈민정음 494년 만에 경북에서 깨어나다'는 슬로건으로 한글비전 선포식을 열고 '경북형 한글 글꼴' 개발 방침을 밝혔다고 10일 밝혔다. 494년은 훈민정음이 1446년 반포된 후 1940년 해례본이 안동에서 발견될 때까지 기간이다.
도는 비전선포문을 통해 훈민정음 해례본이 유일하게 발견된 경북이 한글문화를 확산하고, 한글산업을 육성하는데 앞장서기로 했다.
도는 이에따라 이날부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혜례본 글씨체 공인을 공문서에 사용하고, 폐기된 공인은 기록관으로 옮겼다. 기존 경상북도지사 직인도 영구보존 및 전시된다.
도는 앞으로 산하 출연출자기관과 23개 시군의 단체장 공인도 훈민정음체로 교체하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인에 사용됐던 한글 전서체는 한자에 사용하는 서체를 자의적으로 변경한 것으로, 글자의 획을 임의로 늘이거나 구부려서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이에따라 한글날을 맞아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서체로 변경했다.
도는 한글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한 연구조사 및 한글사랑실천 운동을 벌이고, '경북형 한글 글꼴'도 개발한다. 이를 위해 올해 한글 전문가 토론회와 한국국학진흥원에 훈민정음 뿌리사업단을 발족하고 한글 민간위원회 출범 등 한글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훈민정음체로 공인을 바꾸는 것을 시작으로 한글이 새로운 문화성장의 동력이 되도록 육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