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탐구] 미팅서 만난 김혜경씨와 첫눈에 반해... 일기장으로 청혼

입력
2021.10.1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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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가족 관계·재산
두 아들은 병역 마친 뒤 고려대 졸업
재산은 28억... 주식이 40%·현금 3억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부인 김혜경씨와의 슬하에 두 아들(동호·윤호씨)을 두었다. 김씨는 2017년과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물밑 내조' 활동으로 언론에 노출된 편이지만, 두 아들에 대해 알려진 사실은 많지 않다.

서울 태생인 김씨는 숙명여대 피아노과 85학번으로, 유학을 준비하던 중 1990년 8월 갓 사무실을 개업한 변호사였던 이 후보를 처음 만났다. 당시 유행하던 007 미팅(소개시켜 주는 사람 없이 둘이 알아서 만나는 방식)으로 처음 만난 후 거의 매일 만남을 가졌다. 이 후보의 셋째 형수와 김씨의 어머니가 같은 교회에 다녔던 인연으로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었다.

이 후보는 언론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첫눈에 반했다"며 "다이아몬드 반지 대신 13세 때부터 써온 일기장을 건네주며 청혼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두 사람은 만난 지 6개월여 만인 1991년 3월 결혼했다.

김씨는 남편이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 성남지사, 경기지사를 역임하는 동안 가정을 돌보며 남편을 뒷받침했다. 이 후보가 대선주자로서 '정치적 체급'이 높아지면서 김씨의 활동 반경도 성남을 넘어 전국으로 확대됐다. 도지사로서 일정에 제약이 많은 만큼 남편을 대신해 취약지를 돌면서 '숨은 공로'가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이 후보에 대한 정책 조언에도 적극적이다. 이 후보는 2017년 언론 인터뷰에서 "성남시가 장난감을 시민에게 대여해주는 '장난감 도서관'과 성남시의 청년들이 군복무 중 사고를 당했을 때 치료비를 지원하는 상해보험 제도를 (아내가) 제안했다"고 소개했다.

내조에 적극적인 탓에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이 후보와 친문재인계 전해철 의원이 맞붙었을 당시 전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글을 다수 게시한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가 김씨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검찰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지만, 이 후보와 친문진영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진 요인 중 하나였다.

두 아들은 모두 병역을 마친 뒤 고려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는 지난 8월 유튜브 방송에서 아들과 관련해 "최근에 (취업) 했다. 직원 5명 있는 회사에 다닌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두 아들의 선거 지원에 대해선 "가급적 안 나오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가 정치와 가정을 철저히 분리하고 싶어 한다"며 "김씨는 어쩔 수 없이 모습을 비치고 있지만, 아들들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가 지난 3월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한 재산은 총 28억6,437만 원이다. 이 중 주식이 11억7,066만 원으로 전 재산의 40%에 달한다. 이 밖에 예금되지 않은 현금 3억2,500만 원을 소유한 것이 눈에 띈다. 이 후보 측은 "일부 재산을 처분하고 보유하고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강진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