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3분기 사상 첫 분기 매출 70조 원을 돌파하며 실적 기록을 새로 썼다. 이런 추세면 연간 매출 역시 사상 최대를 찍을 게 확실시된다.
증권가에선 올 4분기 실적이 잠깐 주춤하겠지만, 반도체 가격 재반등으로 내년엔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할 거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실적과 따로 노는 주가에도 재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3분기(7~9월) 잠정실적에 따르면, 3분기 매출은 73조 원, 영업이익은 15조8,000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작년 3분기보다 매출은 9%, 영업이익은 27.9% 증가한 수준이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대이며, 영업이익은 반도체 시장이 초호황기를 맞은 2018년 3분기(17조5,700억 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는 와중에도 올 상반기 역대 최고매출 기록을 쓴 데 이어, 3분기에도 실적 신기록을 이어간 것이다.
일등공신은 역시 '반도체'였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의 3분기 영업이익(매출 26조~29조 원 추산)을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 증가한 10조 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주력인 메모리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것인데, 특히 D램 영업이익률은 제조업계 '꿈의 수치'인 50%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3분기에도 미국의 인텔을 누르고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수성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91억 달러(22조 원)로 추산된다. 원·달러 환율 상승, 3세대 폴더블폰 흥행 역시 실적 상승에 적잖은 힘이 됐다.
다만 4분기엔 스마트폰 비수기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영업이익(15조 원 초반)이 3분기보다 소폭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럼에도 매출 전망치는 75조 원 안팎에 달해 매출 신기록은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아쉬운 건 실적과 정반대로 가는 주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3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전날보다 0.14% 내린 7만1,500원에 마감했다.
이는 올 연말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일제히 떨어지면서 반도체 업황이 다시 안 좋아질 거란 전망이 악재로 작용한 탓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회사 주가는 통상 메모리 가격 흐름보다 3~6개월 앞서 움직이는데, 앞으로 메모리 경기가 꺾일 거란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증권가에선 메모리 가격 다운 사이클이 조기에 끝나고 삼성전자가 내년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적지 않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가격은 내년 2분기까지 짧은 하락을 거쳐 하반기부터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삼성전자는 내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 300조 원, 영업이익 60조 원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 역시 바닥을 찍고 반등할 거란 기대감이 높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 연말부터 D램 업황 개선과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감이 삼성전자 주가의 상승 재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