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지 촬영장에 방문해 스타들을 만날 수 있다. 직접 드라마 속 주인공이 돼 보는 것도 가능하다. 연예계가 메타버스와 만나 생겨난 마법이다. 코로나19의 유행이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가상 공간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
tvN은 오는 9일 가상 공간인 '즐거움 랜드'를 선보인다. '즐거움 랜드'의 이용자들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배경인 율제병원, 새 드라마 '지리산'의 사무소 등에 방문할 수 있다. '놀라운 토요일' 속 게임, '신서유기'의 용볼 모으기 등 즐길 거리 역시 다양하다. 아바타가 입을 수 있는 드라마 주인공들의 의상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러한 이점들로 8일 개최된 Press Pre-체험은 취재진의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MBC '방과후 설렘'의 프리퀄인 '등교전 망설임'은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와 협업했다. 1학년 연습생들은 제페토에 접속해 국내외 팬들을 만났다. 종합 콘텐츠 제작사 플레이리스트 역시 제페토를 활용했다. 이들은 드라마 팬들이 제페토 월드 맵에서 주인공으로 변신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버스를 활용해 시청자들을 만났던 예능 프로그램도 있다. 바로 지난달 종영한 MBC '더 마스크드 탤런트'다. 제작진은 가상 세계 속 녹화장으로 시청자들의 온라인 방청 참여를 도왔다. 판정단은 메타버스에서의 모션을 활용해 투표에 임했다.
이전부터 존재해왔던 메타버스가 갑자기 큰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tvN 측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다. 과거엔 오프라인으로 행사를 개최했지만 지금은 그렇게 하는 게 어려워진 상황이다"라고 답했다.
시간과 공간에 상관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점이었다. 그는 "K-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현실 속에서는 글로벌 팬이 한자리에 모이기 어렵지만 메타버스는 그걸 가능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또한 메타버스는 이용자가 TV 속 다양한 공간을 찾아 마음껏 춤추고 달릴 수 있게 했다. 이는 코로나19로 갑갑해하는 이들에게 해방감을 안겨줬다. 기술의 발달로 현실과 상당히 흡사해진 가상 공간은 MZ세대를 열광하게 만들었다.
다만 연예계와 메타버스의 만남에는 아쉬운 점 역시 존재한다. 스타의 특징을 강조하려던 나머지 다소 우스꽝스럽게 표현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제페토의 '아는 형님' 교실 맵을 이용했다는 한 20대 대학생은 "키가 아담한 편인 이수근 캐릭터가 지나치게 작게 나왔다. 연예인이 놀림거리가 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가상공간 속 K-콘텐츠에게 남은 숙제는 더 많은 이용자들을 만족시킬 방법에 대한 고민이다. 메타버스와 연예계의 만남이 대중의 사랑 속에 계속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