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근종은 자궁에 생기는 양성 혹이다. 20대부터 생기기 시작해 40~50대가 되면 60% 가까운 여성에게 하나 정도는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암은 아니기에 치명적이지는 않고 증상이 없을 때가 많지만 증상이 나타나면 상당히 심해질 수도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자궁근종은 자궁 근육층 내에서 섬유화 변화로 딱딱한 혹이 만들어져 커진다. 유전 요인,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환경 요인 등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증이 느껴지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생리 양이 갑자기 늘어날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자궁 내막을 누르는 근종이 있을 때 하혈하듯이 양이 많아질 수 있다. 특히 빈혈을 동반할 정도로 생리 양이 늘어난다면 산부인과를 찾아 진료받는 게 좋다.
생리 예정일이 아닌데 출혈이 일어나는 부정 출혈이 있거나 덩어리가 질 정도로 생리 양이 늘어나도 자궁근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두 번째로 눈여겨봐야 하는 증상은 생리통이다. 자궁근종이 있으면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자궁근종 외에 자궁선근증이나 자궁내막증에 의해서도 생리통이 심해질 수 있다. 따라서 평소와 달리 생리통이 심해졌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임신을 준비 중인 가임기 여성이라면 임신이 잘 되지 않을 때도 자궁근종이 원인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근종이 자궁 내막을 누르고 있거나 자궁 내막 아래로 튀어나와 있으면 임신을 방해한다. 따라서 임신을 준비 중이라면 초음파 검사로 자궁 상태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빈뇨도 자궁근종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자궁근종이 방광을 누르게 되면 소변이 자주 마려운 느낌이 생길 수 있다. 일시적 증상이라면 방광염일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빈뇨 증상이 있다면 자궁근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또한 자궁근종이 직장이나 상복부를 누르면 배변 장애ㆍ소화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가벼운 증상만 있다면 치료할 필요는 없다. 다만 주기적으로 크기 변화 등을 추적 관찰해야 한다.
증상이 심하면 약물로 증상을 조절하고, 항에스트로겐 제제나 프로게스테론 같은 호르몬제를 사용해 근종의 급격한 성장을 조절할 수 있다. 하지만 약물이나 호르몬제를 먹어도 조절되지 않고 증상이 점차 악화한다면 수술해야 한다.
신정호 고려대 구로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근종이 자궁 내막과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한데, 근종이 자궁 내막에 붙어 있거나, 자궁 내막을 누르고 있거나, 자궁 내막 아래로 튀어나와 있다면 크기가 작아도 생리 양을 상당히 늘어나게 하므로 이 경우엔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예전에는 근종 수술 시 자궁 보전이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로봇 수술이 점차 보급되면서 근종만 제거하고 자궁을 살리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신 교수는 "근종만 제거하면 임신도 가능한데, 이후 출산 진통 시 자궁이 파열될 위험이 있으므로 자연분만 대신 제왕절개수술로 출산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30~40대 여성이 수술하는 경우가 가장 많으며, 20대도 종종 수술이 필요한 정도의 큰 근종이 발견되기도 한다.
자궁근종은 뚜렷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예방법은 없다. 다만 유전적 연관성은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에 어머니나 자매가 자궁근종이 발생했다면 자신에게도 자궁근종이 생길 확률이 2.5~3배 높다.
신 교수는 “‘경구 피임약을 복용하면 생긴다’는 잘못된 속설이 있지만 연관은 없다”며 “다만 한 번 근종이 생겼던 자궁은 수술로 제거하더라도 재발할 수 있는데, 특히 근종 개수가 5개 이상이라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 주기적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