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이원영 "김기현 '시세차익 1,800배' 땅 투기 의혹 해명하라"

입력
2021.10.0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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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계획과 달리 
김기현 원내대표 임야로 휘어져 관통
3,800만 원 임야 640억 원으로 폭등"
김기현 "명백한 허위사실… 법적 대응"

무소속 양이원영 국회의원이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향해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을 내놓으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양이 의원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X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이 왜 김기현 원내대표 소유 임야로 휘었는지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해명부터 하라”고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그러나 “명백한 허위사실에 기반한 것으로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반박했다.

양이 의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노선 변경으로 김 원내대표 개인에게 1,800배가 넘는 시세 차익이 떨어졌는데 합리적인 의혹 제기 아니냐”며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할 때에 ‘법적 책임’ 운운하면서 협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양이 의원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 박맹우 울산시장 재선 시절인 2007년 울산 역세권 연결도로 노선이 당초 계획과 달리 왜 김 원내대표 소유 임야로 휘어져 관통하는 노선으로 변경됐는지 의문”이라며 “같은 당 국회의원과 울산시장의 권한을 이용한 토착비리가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해당 임야는 김기현 원내대표가 1998년 울산시 고문 변호사 시절 구입한 것으로 115,438㎡(약 3만4,920평) 면적에 당시 가격은 3,800만 원 정도로 알려졌다.

양이 의원은 “임야에 도로가 개설되면 현재 주변 시세로 땅값만 6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김 원내대표가 구입할 당시 가격과 최근 매매가를 고려할 때 1,800배의 시세차익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장동 사건을 두고 여당 후보를 맹비난하기 전에 본인을 둘러싼 의혹부터 밝히라”고 촉구했다.

진보당 울산시당도 7일 논평을 내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소유한 역세권 토지 의혹에 대한 진실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며 거들고 나섰다. 울산시당은 “부동산 값 급등으로 벼락부자가 된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안 된다 하더라도 재산 형성과정에 대해 시민들은 강한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떳떳하다면 관련 의혹을 둘러싼 진실을 소상히 밝히라”고 주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단 하나도 법에 저촉된 일이 없고 제가 책임질 일을 한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상수원보호를 위해 수도법에 의한 행위제한을 받는 지역이고, 송철탑이 2개가 세워져 있는 가파른 산지인데 여기가 무슨 역세권이고 1800배, 640억원이 된다는 것인지 그야말로 황당무계하다"고 말했다.

울산= 박은경 기자
김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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